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직을 두고 ‘최다선’ 박병석 의원(6선)과 ‘경제통’ 김진표 의원(5선)의 2파전 양상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내에서 박 의원 추대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은 출마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20일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민주당 국회의장단 후보 등록 시작일인 19일 김 의원은 “어제 오후 박병석 의원과 회동했다”며 “19일 후보 등록은 보류하고, 하루 더 고민한 뒤 20일 오전까지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오랫동안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며 “(의장 후보) 등록은 내일 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김 의원과 한번 더 접촉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당초 의장 경선에 출마할 것이 유력했던 김 의원이 고심을 거듭하는 이유는 경선보다는 합의 추대를 통해 순리대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당내 여론 때문이다. 국회의장단의 경우 선수(選數)와 나이,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온 관례가 있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경선 과정에서 선수가 높은 두 의원 간 경쟁이 과열될 경우 당내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의장 선거가 과열될 경우 국민들 입장에서 좋지 않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순리대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가는 것이 당에 이롭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 추대에 따라 박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맡더라도 김 의원이 후반기 의장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합의 추대 방식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2년 후 다른 후보가 의장 경선에 나간다고 하면 김 의원이 경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당 후보로는 김상희 의원(4선)이 여성 부의장 도전을 선언했고, 이상민 의원(5선)이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변재일 의원(5선)은 이날 “저의 희생이 헌정사 최초 여성 국회부의장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전반기 부의장 경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의장단 선출은 25일 진행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