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만에 모니터 벗어나 교실로… 분반수업·특별교실 활용한다

입력 2020-05-20 04:05
선생님들이 고3 학생들의 등교를 하루 앞둔 19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책상마다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고교 3학년 45만명은 다섯 차례 연기 끝에 80일이나 늦게 등교를 한다. 이날 각 학교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우측통행 표식을 바닥에 붙이고, 책상을 1m 간격으로 떨어뜨리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연합뉴스

고교 3학년 45만명이 다섯 차례 연기 끝에 20일 교실수업을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80일이나 늦은 등교다. 원격으로 정규 수업을 시작한 지난달 9일 이후 42일 만이다. 교육 당국과 학교 현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같은 돌발 상황에 대한 우려와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교육부-교육청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를 주재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통제 가능한 범위라고 판단했다. 고3 학생들의 상급학교 진학, 사회직업 진출의 길을 무한정 유보시킬 수는 없다”고 등교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등교 후 어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차분히 대응해 달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학교 현장에 내려 보낸 등교 수업 지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새 학교 방역의 핵심은 학교 내 학생 분산”이라며 “등하교와 쉬는시간 점심시간 수업시간 등 학생이 학교에 있는 시간 전체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급식 직원이 고3 등교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경복고 식당에서 ‘거리두고 앉기’를 표시하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고3 학생들은 코로나19 때문에 80일이나 늦게, 원격으로 정규 수업을 시작한 지난달 9일 이후 42일 만에 등교한다. 연합뉴스

고3은 매일 등교하되 나머지 학년은 격주·격일, 주1회 이상 등교하며 원격수업과 교실수업을 병행한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나 학급은 학교 내 넓은 특별교실을 적극 활용하고 학교와 교육청이 고안하는 분반수업 등을 활용하게 된다. 급식시설에는 가림막을 설치하고 지정좌석제 운영을 기본으로 한다. 배식시간은 분산한다. 쉬는 시간과 등하교 시간도 학교 여건에 맞춰 시차를 두고 운영한다.

교육부는 비상상황실을 열고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했다. 전국적으로 24시간 실시간 신속대응이 가능하도록 소방방재청,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부처와 공조를 더욱 강화한다.

등교 후 학교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자가 나타나면 전국 소방서의 감염병 전담 구급대가 즉시 출동해 선별진료소와 병원 그리고 가정까지 학생 이동을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 서비스’가 실시된다. 또한 학교 내에 유증상자 또는 확진자 발생 시 교육 활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심리적 방역’도 병행하기로 했다.

학교 현장은 학생 맞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전날 유 부총리가 점검한 전남 담양군 담양고는 교직원들이 학생 동선과 밀집 예상 구역을 따라 꼼꼼하게 최종 점검을 진행했다. 교문과 가까이 위치한 과학실에는 ‘일시적 관찰실’을 만들었다. 의심증상이 있는 학생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공간이다. 교문 바로 옆이어서 비상 시 학부모와 구급대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1층 출입문은 정문 외에는 잠금장치를 했다. 정문에는 발열 체크 기기와 출입 대장, 방역 용품을 구비했다.

복도에선 학생들이 이동 중 섞이지 않도록 우측통행 표식을 바닥에 붙였다. 3학년 교실은 책상을 1m 간격으로 떨어뜨렸다. 유 부총리 방문 시 간격을 더 띄우라는 지적을 받고 교실 뒤편에 있던 사물함을 복도로 빼 추가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