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절반 가까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주부와 대구시민 중에는 우울감을 느낀다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
경기연구원은 지난달 전국 17개 광역시·도 15세 이상 1500명을 대상(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3%)으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7.5%에 달했다.
직업별로는 전업주부가 5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영업자(54.3%), 계약직 근로자(53.4%), 중고등학생(46.8%), 무직자(46.7%)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시민의 불안·우울감이 특히 심해 전국 평균보다 약 20%나 높은 65.3%나 됐으며, 부산(55.4%), 대전(54.5%) 순이었으며 경기도는 47.6%로 평균 수준이었다.
코로나19가 안겨준 스트레스는 메르스의 1.5배, 경주·포항 지진의 1.4배, 중증질환의 1.3배, 세월호 참사의 1.1배 등 타 재난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정서적 피해에 대해 응답자 절반(49.6%)은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심리정신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국민 대부분은 확진자에 대해 위로와 동정을 느끼고 있으며(67.3%), 분노·원망은 16.2%, 무감정은 16.5%로 나타났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경제위기 못지않게 국민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민 트라우마 확산, 즉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심리정신적 트라우마를 회복하기 위해 계층·대상별 국민 맞춤형 심리정신 회복지원 프로그램 도입, 포스트-코로나 자살증가 예방전략 수립 및 심리백신 프로그램 도입, 국공립 의료기관의 감염병-정신응급 대응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