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총장 임성빈)가 학생들에게 ‘재난용 생활장학금’을 지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부분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학교와 학생, 지역 상인들이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취지다. 한국교회 공감소비운동의 신학교 버전으로 부를 만하다.
장신대는 이달 초 학부와 대학원의 재학생 2200여명을 대상으로 재난용 생활장학금 신청을 받아 18일부터 지역 사용 푸드 쿠폰 배부를 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장신대의 생활장학금은 1인당 15만원이다. 10만원은 현금으로, 5만원은 푸드 쿠폰으로 지원됐다. 푸드 쿠폰은 장신대가 위치한 서울 광진구 광나루역 인근 김밥집 순댓국집 제과점 카페 등 50여곳에서 쓸 수 있는 5000원권 10장이다. 장신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개강이 연기되면서 인근 식당과 카페에 손님이 뚝 끊겼다.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쿠폰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처럼 장신대의 재난용 생활장학금도 기부할 수 있다. 장신대는 “장학금 수혜 대상자가 기부한 금액은 코로나19로 더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 재학생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며 “기부 대상은 현금 10만원에 한정되며 5만원 상당의 푸드 쿠폰은 공감소비를 위해 기부한 학생에게도 지급된다”고 밝혔다.
임성빈 총장은 “학생회 임원, 보직 교수들과 수차례 코로나19 대처 방안을 논의하다 학교 안팎 구성원과 어려움을 나누자는 취지로 생활장학금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주요 교회가 지역 상품권 사용으로 동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는 공감소비운동과도 맥이 닿아 있다. 임 총장은 “부활절 공감소비운동으로 생필품을 구입한 서울 온누리교회가 본교 기숙사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물품을 보내주셔서 감사했다”며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한편 지역 이웃들의 어려움을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