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 “성폭행 사건 3건 지시”

입력 2020-05-19 04:04
‘n번방’ 최초 개설자 문형욱(대화명 ‘갓갓’)이 18일 검찰 송치 전 경북 안동경찰서 출입구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성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원조 운영자로 경찰에 구속된 ‘갓갓’ 문형욱(24·대학생)씨의 실제 얼굴이 공개됐다.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포승줄에 묶인 문씨는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시종 태연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8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한 문씨를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송치했다. 경찰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검찰로 송치하기 전 오후 2시쯤 안동경찰서 현관 앞에서 문씨의 얼굴을 공개하고 취재진에게 2~3분간 사진촬영을 허용했다.

문씨는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취재진이 대기하던 경찰서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손엔 수갑을 차고 포승줄로 묶인 그는 시종 고개를 든 모습이었다.

문씨는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피해자와 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 잘못된 성 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두 3건의 성폭행을 직접 지시했으며 전체 피해자들 수는 50여명에 이른다”면서도 금전적 대가에 대해선 “상품권 90만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했다.

얼굴 공개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후회스럽고 죄송하다”고 했으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와는 “아무 관련 없는 사이”라고 밝혔다.

문씨의 얼굴이 공개된 안동경찰서에는 ‘유투버’를 자처한 20대 남성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남성은 “5년 전부터 범죄를 저지른 문씨가 진작 검거됐다면 피해자도 훨씬 적었을 것”이라며 “경찰이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피해자들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갓갓을 추적하면서 작년 3월부터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돌아가라는 말만 했다. 모든 디지털 성범죄자들은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했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문씨는 유치장에서 일반 형사범들과 함께 생활했으며 비교적 평온한 모습으로 특이함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씨는 2018년 무렵 미성년들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애초 경찰은 피해자 수가 50명이 넘는다는 문씨의 진술에 따라 11명의 피해자를 추가로 확인하고 추가 피해자를 찾고 있다. 문씨는 경찰에 신고하려는 피해자의 부모 3명을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