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를 맞은 ‘코로나 집콕 가이드’에서 소개해드릴 작품은 미국 ABC 시트콤 ‘모던 패밀리’와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입니다. ‘모던 패밀리’는 독특한 구성을 내세워 미국 시트콤의 부활을 알렸고, ‘종이의 집’은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각각 다른 색깔을 띠고 있지만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할 듯합니다.
무려 11년이다. 2009년 첫 방송을 시작한 미국 ABC 시트콤 ‘모던 패밀리’가 지난달 시즌11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미첼(제시 타일러 퍼거슨)과 캠(에릭 스톤스트릿)이 입양한 릴리(오브리 앤더슨에먼스)는 어느덧 10대 소녀로 자랐고, 배우들에게도 10년의 세월이 묻었다.
모던 패밀리는 ‘조금 별난’ 가족 이야기다. 다른가 싶은데 들여다보면 같다. 여느 가족처럼 사랑했고 다퉜으며 울었고 또 웃었다. 이야기는 제이(에드 오닐)를 중심으로 시작한다. 딸 클레어(줄리 보웬)의 가족, 아들 미첼 가족의 일상을 모큐멘터리로 그렸다. 등장인물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대사를 하는 모습이 신선하다.
족보는 엉켜(?)있다. 제이는 성공한 사업가로, 딸보다 어린 남미 출신 부인을 맞이했다. 진짜 사랑해서 결혼했다. 제이와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은 이미 중년이다. 클레어는 세 남매를 키우고 있고 미첼은 변호사이면서 성 소수자다. 축구 코치 캠과 결혼했고 동양인 릴리를 입양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때인 시즌5에서 정식 부부가 됐다.
내내 소소하다. 시청자 1260만명을 모으고, 골든 글로브와 에미상 등을 거머쥔 저력은 공감이다. 가족 이야기인데 출생의 비밀도, 불륜도 없다. 기념일엔 가족이 모여앉았고, 입양한 릴리를 한마음으로 사랑했다. 독보적 스타 없이, 줄기 이야기 없이 모든 사연의 앙상블을 맞춘 것은 누구도 주연과 조연으로 구분되지 않길 바라서가 아닐까. 모던 패밀리 속 여러 유형의 가족을 한국 드라마에서도 만나고 싶다.
모던 패밀리는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에서 시즌1부터 시즌10까지 볼 수 있다. 시즌은 각각 22~24편이고 러닝타임은 약 20분이다.
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