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비대면’의 날개를 단 온라인 금융산업이 폭풍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온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금융혁신 기술과 접목되면서 금융서비스 경쟁은 더 빨라지고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마다 다양한 금융서비스 구현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손안의 금융’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카뱅 퍼스트’를 위한 조직 및 애플리케이션(앱)개편과 기업공개(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뱅 관계자는 “카뱅 퍼스트는 고객들이 금융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카뱅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이용 편의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나갈 발판을 다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뱅의 올 1분기 성적표는 ‘A+’급이다. 당기 순이익은 1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1.3%나 늘었다. 지난해 전체 당기 순이익(137억원)마저 훌쩍 뛰어넘었다. 고객 수는 1200만명을 돌파했고, 월간 사용자 수는 1000만명이 넘는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규 고객 규모만 하루에 1만명 안팎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지닌 케이뱅크는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자금 부족으로 1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에 가까웠지만 지난달 대주주의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삭제하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자본 확충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 케이뱅크는 KT 자회사인 BC카드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대주주 적격성(한도초과 보유)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자금난이 해결될 경우 중단됐던 신용대출을 재개하는 한편 아파트담보대출 같은 새로운 대출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3호 인터넷은행으로 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내년 7월쯤 출범한다. 후발 주자인 만큼 중금리 대출 등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현재 중신용 고객 가운데 1200만명이 금융이력이 부족하고, 국내경제활동인구 중 600만명(약 24%)이 소상공인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스뱅크는 (이들에게) 대출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들 인터넷은행 업계를 비롯해 금융권 전체가 주목하는 곳은 포털서비스 1위인 네이버다.
네이버 금융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인 ‘네이버 통장’을 이달 말 선보인다. 네이버통장 가입자는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 실적을 중심으로 최대 연 3%(100만원 이내, 세전기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전월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이 10만원 이상이면 연 3%, 10만원 미만이면 연 1% 수익률이 적용되는 식이다.
업계는 네이버의 금융서비스가 연간 거래액 20조원을 넘는 네이버페이와 결합돼 있다는 데 긴장한다. 강력한 네이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의 확장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올 하반기 투자상품과 보험, 예·적금 등 금융상품을 더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 차원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등장은 일단 긍정적”이라며 “다만 모바일 금융플랫폼 업계뿐 아니라 금융업계 전반에 걸친 서비스 경쟁이 과열될 경우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