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울릉도 하늘길 열어 주민 삶·독도 관광에 새로운 도약 준비

입력 2020-05-18 19:31
울릉도가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중인 울릉공항 조감도. 울릉도 제공

경북 울릉도 주민들에게 보다 빨리 편하고 안전하게 육지를 오가는 문제는 영원한 화두다. 지금도 긴 시간 힘든 뱃길을 이겨내야 하는 수고로움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높은 파도와 기상악화 등으로 인한 잦은 선박 결항은 불편을 떠나 감내해야 할 숙명이었다.

울릉군은 도 발전의 큰 걸림돌인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수년째 대형 여객선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뱃길만 있는 울릉도에 공항을 건설해 하늘길을 여는 것도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울릉도의 염원 ‘대형여객선’

울릉도의 대형 여객선 유치는 김병수 울릉군수가 2년 전 취임 당시 제1호 공약사업으로 꼽을 만큼 절실한 과제다.

현재 울릉도를 오가는 선박은 모두 8척이다. 1995년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한 대형 여객선 썬플라워호(2394t, 정원 920명)가 지난 2월 28일 운항을 중단하면서 ㈜대저해운의 엘도라도호(668t, 정원 414명)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포항~울릉 항로에는 태성해운의 우리누리1호와 대저건설의 썬라이즈호가 운항 중이다. 강릉~울릉 항로에 씨스타5호와 씨스타11호, 묵호~울릉에 씨스타1호와 씨스타3호, 후포~울릉에 씨플라워호가 운항하고 있다. 선박 규모가 모두 작은 편에 속해 주민들은 썬플라워호에 버금가는 대형 선박 취항을 바라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북도와 울릉도, ㈜대저건설이 대형여객선 신조·운항 공동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를 하는 모습. 울릉도 제공

울릉군은 2022년 상반기에 대형 여객선 취항을 이루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병수 군수는 민선 7기 취임 후 주민의견 수렴과 울릉군 의회의 의결을 거쳐 곧바로 ‘울릉군 대형 여객선 유치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대형여객선 유치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에는 공모를 통해 대형 여객선 유치·지원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저건설을 선정하고, 12월 경북도와 울릉군, ㈜대저건설이 대형여객선 건조·운항에 관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울릉항로에 취항할 대형 여객선은 2000t 이상, 최대속력 40노트 이상, 전장 80m급으로 최대파고 4.2m 미만에서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대형여객선이 건조·취항하면 주민 일일생활권 확보는 물론 여객선 결항률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울릉군비상대책위원회와 남진복 도의원이 ‘화물겸용 여객선을 원한다’는 건의문을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전달하면서 답보상태에 놓였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행정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안을 특별한 이유 없이 뒤집는 것은 불가능다”면서 “하루빨리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해 열악한 해상 교통망을 확충하고 더 많은 울릉도·독도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울릉공항 건설로 하늘길 열린다

뱃길만 있는 울릉도에 머지않아 하늘길도 열릴 전망이다. 울릉군에 따르면 오는 6월 울릉공항 건설에 관한 실시설계 완료 및 관계기관 협의가 마무리되면 2025년 개항을 목표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울릉공항 건설공사는 총사업비 6633억원으로 50인승 소형항공기가 취항 가능한 1200m급 활주로와 계류장(여객 6대), 여객터미널(3500㎡, 지상2층), 주차장(3900㎡) 등이 조성된다.

울릉공항을 통해 하늘길이 열리면 서울에서 울릉도를 방문하기 위해 최소 6~7시간 걸리던 이동시간이 1시간대로 대폭 줄어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KOTI)에 따르면 연간 44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와 연간 방문객도 80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그동안 선박의 잦은 결항과 긴 이동시간으로 주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어왔다”면서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주민들의 삶에 변화는 물론 울릉도와 독도 관광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병수 울릉군수
“울릉공항 개항·대형여객선 운항 추진에 모든 행정력 집중”



“울릉도를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변모시키기 위해 1만 군민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김병수(사진) 경북 울릉군수는 울릉군민 최대 숙원사업인 대형여객선과 울릉공항 개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울릉을 오가던 대형 여객선 썬플라워호 운항 중단에 따라 대체선 투입과 대형 여객선 유치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군수는 “투명성 없는 행정은 군민의 신뢰도 잃고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힘써 온 대형 여객선 유치 운항 시책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최선의 방안을 찾아 정직하게 추진해 온 만큼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상북도, 도의원, 울릉군의회, 여객선사, 포항지방해양수산청 등과 적극 협력해 당초 계획대로 2022년 상반기에 취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울릉도의 해상교통 한계성을 극복하고 주민들이 균등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하늘길을 여는 데도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릉공항은 2025년 5월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6월쯤 실시설계가 완료되면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김 군수는 “울릉공항이 건설되고 하늘길이 열리면 울릉도는 그야말로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역민의 교통편의는 물론 연간 관광객이 80만명을 넘어서는 등 울릉 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