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항공사들에 여객 1인당 1만원을 주는 등 연간 약 5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항공업계의 2, 3분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 수요 조기 회복을 위해 탑승객 수에 따라 연간 약 400억원을, 화물 분야에서 연간 약 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17일 밝혔다. 항공사가 여객 1명을 회복할 때마다 1만원을 주고 착륙료 증가분도 100% 지원해준다. 화물 분야의 경우 증편 및 심야 운항에 대한 지원금을 늘리고 화물 항공기 착륙료를 감면해 연간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항공업계가 최악의 1분기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대한항공은 1분기 영업 실적이 566억원 손실을 기록, 지난해 1분기(2384억원)에 비해 적자 전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2082억원 영업손실을 내 지난해 1분기에 기록한 적자(-118억원) 폭을 키웠다. 제주항공(-657억원) 진에어(-313억원) 티웨이항공(-223억원) 에어부산(-385억원)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줄줄이 적자 행진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본격화된 2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둡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공항 16곳의 국제선이 3월부터 현재까지 셧다운됐다. 항공정보 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항공 여객 수는 135만3747명으로 지난해의 1014만3008명보다 86.7%나 감소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86개국의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5월 국제선 여객 수요도 4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대형 항공사가 일부 노선에 대해 6월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을 하고 있으나 온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현금을 마련하는 데 여념이 없다. 대한항공은 정부 지원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2조20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18일부터는 국내선 탑승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수익 비중이 적은 국내선 매출이라도 확보하려는 모양새다. 매각할 자산이나 담보대출이 부족한 LCC업계는 정부 지원만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LCC 대상 3000억원 금융 지원’은 아직 절반만 집행됐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해당 금융 지원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또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이달 말 가동하기 위해 세부 사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