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원인 물질 배출허용 기준을 강화한 이후 수은 배출량이 8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석탄 1t을 연소할 때 나오는 수은 배출량이 올해 2.86㎎/t로, 2007년(14.7㎎/t)보다 84%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한 액상 상태인 백색 금속이다. 주로 산업시설에서 수은을 함유한 석탄 이용 등으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 대기 중 수은화합물은 원소수은(Hg0), 산화수은(Hg2+), 입자상수은(Hgp)의 3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인지·운동능력 장애, 태아 발육 지연 등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기 중 수은은 바다, 호수, 강으로 흘러 들어가 메탈수은(CH₃Hg)으로 변환한 뒤에도 어패류와 같은 수중생물의 생체 내에 축적된다. 이 어패류를 사람이 섭취하면 수은 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
과학원은 원소수은을 물에 잘 녹고 반응성이 좋은 산화수은으로 전환해 제거한 미세먼지 대응정책이 대기 중 수은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5차례에 걸쳐 석탄발전소의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배출허용 기준을 강화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미세먼지 연간 배출량이 10년 전보다 약 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연간 배출량은 각각 61%, 40%가량 줄었다.
과학원 관계자는 “원소수은은 기존 방지시설에서 반응이 없어 제거가 어려웠지만 질소산화물 제거를 위한 방지시설에서는 산화수은으로 쉽게 전환돼 입자상물질 제거 설비와 습식방지설비에서 함께 제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 강화는 대기오염방지시설 수은 배출량의 획기적인 감축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세종=최재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