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맞선 하나님의 의병] (30) 늘어나는 크루징 장소… ‘위험한 접촉’ 빈번

입력 2020-05-19 00:06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태원 클럽에 집합금지명령 공문이 붙어있다.

‘친절한 게이문화 안내서’(게이컬처홀릭편집위원회) 등 동성애자들이 출간한 책을 보면 이들이 종로와 이태원에서 어떻게 자신들만의 문화를 구축했는지 알 수 있다. 처음 시작된 곳은 6·25전쟁 후 서울에서 가장 세련된 동네였던 명동이었다.

이곳에 남성 동성애자들이 모였고, 근처 백화점 옥상에 있는 극장의 으슥한 뒷좌석을 정해서 만났다. 이렇게 즉석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만나는 것을 크루징(Cruising)이라 한다. 버스터미널 화장실이나 기차역 부근도 대표적인 크루징 장소다.

1960년대 말 세운상가 건설을 비롯한 종로 개발 계획을 위해 속칭 ‘종삼’으로 불렸던 낙원동 일대 사창가가 대거 정화된다. 이곳이 비워지자 그 자리에 하나둘 남성 동성애자를 위한 업소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종로3가가 남성 동성애자의 주 무대가 됐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도 이태원 클럽에서 유행하다가 종로3가 유흥주점으로 번졌다. 매일경제에 최근 ‘이태원 이어 종로 남동성애자 모임 장소서 확진자 급증… 정부 집합 금지명령 구멍’ 기사가 나왔다. 기사에 나온 서울 종로의 낙원동 익선동 운니동 묘동 돈의동 일대 단란주점, 소주방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동성애자들의 공간이었다.

종로3가에서 동성애자들이 만나는 주요 공간, 크루징 장소로 소위 ‘P살롱’ 혹은 ‘P극장’이라 불리던 ‘파고다 극장’도 있다. 그러다 PC 통신이 새로운 동성애자 공간으로 급부상했다. 95년 하이텔에 처음 만들어진 동성애자 게시판에는 수많은 동성애자가 모였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처음으로 주최한 정모의 참가자가 1000명에 이르렀다. 첫 정모는 종로가 아닌 이태원에서 열렸다. 이때부터 이태원이 남성 동성애자들의 공간으로 떠오른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동성애 업소의 대표주자로 남성 동성애자 휴게텔(일명 찜방)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그곳이다.

찜방은 한 번에 80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다. 방문이 없는 방 수십 개와 공중 샤워실이 있다. 방에 방문이 없는 대신 커튼이 있다. 주간 5000원, 야간 1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휴게텔을 찾는 목적은 따로 있다. 대화나 친목, 취침이 아니라 즉흥적 관계다. 동성애자조차 ‘이성애자들이 그런 짓을 해도 도덕적 비난을 받는다’며 이곳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동성애 DVD방’도 있다. 이곳의 입장료는 5000원이다. 이곳의 중앙은 작은 삼류 영화관처럼 돼 있고, 주변엔 작은 방들이 있다. 이곳도 남성 동성애자 휴게텔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름도, 전화번호도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는 동성애자들의 이런 문화가 순간의 즐거움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에이즈 감염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밝혔듯이 에이즈는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보도준칙 등으로 인해 이런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의 방아쇠가 된 이태원 클럽을 ‘게이클럽’이라 명시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붙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에이즈 환자의 대다수는 남성 동성애자”라든지 “동성애자 찜방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혐오일까. 사람들이 건강하게 생명권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혐오가 아니라 정당한 비판이다.

국민보건이라는 공공의 이익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 분명한 사실을 밝혀야 한다.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번지는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각자의 알 권리를 보장해 스스로 생명권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

정리=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