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3차를 넘어 4차 감염까지 확산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활동량이 많아지는 주말을 앞두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5일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3명이다. 클럽을 직접 방문한 사람이 90명, 이들과 접촉해 감염된 사람이 63명이다.
방대본은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 발 3차 감염 사례가 인천에서 총 4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중 1건은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으로 자신의 신분과 동선을 속여 물의를 일으킨 학원 강사에게 과외를 받은 중학생과 같은 학원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약 1시간 정도 자습형 공간을 함께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차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도 나왔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교도관 A씨(28)는 지난 주말 친구 B씨와 함께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이날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B씨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1차 감염자)의 접촉자(2차 감염자)가 다녀간 도봉구 코인노래방을 갔다가 코로나19로 확진됐다. B씨는 3차 감염자, A씨는 4차 감염자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서울구치소 교도관의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는 보건 당국은 아직 4차 감염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법조계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구치소는 A씨와 접촉한 직원 23명과 수용자 254명을 즉시 격리 조치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70여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씨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A씨와 접촉했던 수용자 7명을 최근 소환 조사한 서울중앙지검도 직원 34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본관 법정이 방역소독을 위해 폐쇄되면서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의 재판이 대부분 연기됐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심 재판도 미뤄졌다.
이태원 집단감염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일째 30명 안팎을 이어가면서 정부는 일단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조건 중 하나인 ‘하루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을 분수령으로 보고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주말 중 많은 사람에게 노출이 가능한 종교시설 등의 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밀폐되고 밀집된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영선 나성원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