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지사 “제발 꽃 좀 사 주세요”

입력 2020-05-15 04:01
이철우(오른쪽) 경북지사가 지난 13일 경북 상주지역 화훼농가를 찾아 농장주로부터 작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경북도 제공

“꽃값이 너무 떨어져 정말 어렵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러 행사들이 취소돼 꽃 판매가 안되니까….” “무슨 방법이라도 있어야 되는데…” “꽃 좀 사주십시오 하고 소비촉진 행사를 여러 번 했는데 여전히 어려워 직접 제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13일 이철우 경북지사가 상주지역 화훼농가를 찾아가 농장주와 나눈 대화의 한 대목이다. 특약작물로 이 지역 농민들 다수가 매달리고 있는 화훼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민·관의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 지사는 “화훼농가 융자지원금을 무담보로 해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에 “소액의 경우는 무담보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어 “경북농업기술원과 함께 진짜 소비자들이 원하는 꽃을 만드는데도 연구 역량을 투입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지사는 최근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농가를 직접 찾아가 현장의 소리를 듣고 소통의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14일 오전엔 과수농가와 광역학교급식센터를 찾았다. 의성군 옥산면 과수농가에 들러 일손 지원을 나온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적과 작업도 함께 했다. 밭두렁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농업 분야 어려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오후에는 군위군 효령면에 위치한 경북광역학교급식센터를 찾아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로 판로가 막혔던 친환경 농산물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태준 센터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센터는 지난 3월 개학 연기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친환경 농산물 급식 농가를 돕기 위한 ‘경북 농특산물 품앗이 완판운동’에서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제작과 공급을 담당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농정 분야에 보내준 이 지사의 지원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 최초로 코로나19 피해 농산물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어려운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농어촌진흥기금 상환 연장과 무이자 지원, 화훼 소비 촉진 행사뿐만 아니라 농축산물 판매 촉진 행사에 이르기까지 매번 현장에서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현장 방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식량안보라는 새로운 위기 요인을 목격했고 전문가 토론회 개최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경북 농업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어떠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농업·농촌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면서 “소통 행정을 강화하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도정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