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 “2015년부터 유사범행… 50여명 성착취” 진술

입력 2020-05-15 04:05
사진=연합뉴스

성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의 원조인 ‘갓갓’ 문형욱(24)씨는 2015년부터 유사 수법으로 SNS상에 성착취물을 올려왔으며 피해자가 50명이 넘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n번방 이용대가로 문화상품권을 받았지만 경찰에 덜미가 잡힐까봐 상품권을 피해자들에게 주고 직접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달 말부터 각종 증거를 인멸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경찰청은 14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이 공개된 문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2018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SNS 등에 자신의 신체노출 사진을 올린 아동·청소년에게 “경찰에 신고됐는데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확보한 뒤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지난 9일 처음 소환조사에서 자신은 성착취물을 내려받긴 했지만 갓갓은 아니며 성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압수수색 당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상당수의 디지털 기기가 버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이 증거인멸 장면이 담긴 CCTV를 확보하고, 미처 없애지 못한 휴대전화까지 발견해 압박하자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이 휴대전화에는 문씨가 갓갓임을 입증할 결정적 단서들이 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을 강력 부인하던 문씨가 차근차근 증거들을 제시하자 심리적으로 무너졌다”고 전했다.

문씨는 지난해 2월부터 ‘○○○ 넘으면 그때부터 ○○방’을 비롯해 n번방으로 불리는 1∼8번방 등 12개 대화방을 만들어 사용했다. 경찰은 피해자 10명을 확인했다. 경찰이 확인한 범행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지만 문씨는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씨가 2017년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문씨는 범행 초기 대화방 입장료 명목으로 1만원씩 9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았으나 모두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n번방으로 범죄수익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들이 문화상품권을 받으면 신고하지 않고 말을 잘 듣는 데다 본인이 직접 쓰면 경찰에 잡힐까봐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씨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재미로 범행을 했다”며 “수사는 계속하겠지만 현재까지 문형욱과 조주빈은 연관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문씨는 SNS로 공범을 모집해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하도록 지시하는 방법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했다. 경찰은 성착취물 제작에 가담한 20, 30대 공범 4명을 검거해 그중 3명을 구속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