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곳 모두 둘러보려고요. 이제는 기흥에만 오면 되겠어요.” 최근 이케아 기흥점에서 만난 주부 김모(51)씨는 리빙특화쇼핑몰 ‘리빙파워센터’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이케아에 들렀다 10㎞ 이상 떨어진 다른 가구점에 가야할 수고를 덜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먼 길 대신 바로 옆 리빙파워센터를 둘러보고 귀가할 계획이다.
도보 700m 거리를 두고 마주한 이케아와 리빙파워센터는 경쟁 관계일까? 최근 현장을 찾아 소비자들을 직접 만난 결과 경쟁이 아닌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케아와 리빙파워센터가 각각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면서 용인 기흥이 ‘신개념 리빙 특구’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리빙파워센터에는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제격이었다. 수면전문브랜드 시몬스 갤러리의 경우 지하 1~2층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지하 1층에는 매트리스 내구성 테스트에 사용되는 롤링시험기가 설치됐다. 이 장비는 이천 소재 한국시몬스 ‘팩토리움’의 수면연구R&D센터에서 운용된다. 시몬스 침대 고유의 포켓스프링 기술력이 적용된 다양한 경도의 매트리스를 체험할 수 있는 ‘매트리스 랩’(Mattress Lab)도 자리했다.
브랜드별 다양한 고객체험 공간도 리빙파워센터의 특징이다. 가구 브랜드 데스커는 △재택근무존 △취미를 공유하는 알파룸 리빙룸 △소형 오피스 △MD 판매존 등의 체험존을 마련해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나 유연근무가 확산되면서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재택근무 맞춤형 홈오피스’ 공간도 눈에 띄었다. 고객들은 서재, 거실, 오피스 등 다양한 공간을 감각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데스커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현대리바트는 ‘고객 체험’을 주제로 4가지 공간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안락한 소파와 태블릿 PC 등을 비치한 ‘포:레스트(For:Rest) 존’, 모델 하우스와 반려동물 가구를 만나는 ‘라이프스타일(Life style) 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 ‘에이치라운지(H.Lounge)’, 고객참여형 DIY(Do It Yourself) 가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에이치아뜰리에(H.Atelier)’ 등이다.
지역 고객들에게 직접 소모임과 강연, 홈파티를 할 수 있도록 한 공유 공간도 현대리바트 전시장의 특색으로 자리했다. 사용을 희망하는 고객은 전용 앱(스페이스 클라우드)을 통해 사전 예약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이케아는 ‘가성비’에 승부를 걸었다. ‘좋은 가격의 제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라는 신념으로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왔다. 특히 리빙파워센터 주력 상품이 프리미엄 가구라면, 이케아는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과 저렴한 가구였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는 러그 매트 조립가구, 주방용품과 조명, 욕실용품과 세탁 청소 용품, 야외용품, 화분과 식물 등 액세서리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수백여개 인테리어 소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저렴한 가격의 침대, 서랍장, 매트리스 등 ‘가성비(價性比)’ 높은 가구 제품도 강점으로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 대부분은 다양한 가구 쇼핑을 인근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손모(28)씨는 “집에서 가까운 매장은 광명점이지만 리빙파워센터가 생겼다는 소식에 기흥까지 왔다. 이케아에서 살 제품을 둘러보고 리빙파워센터에서도 다른 브랜드 가구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케아에서는 주로 행거, 조명 등 인테리어 소품을 구매하는 편이라 다른 가구 소품을 사야할 때면 거리가 먼 가구 전문 매장에 가야 했다”며 “기흥에 이케아와 타 가구 브랜드가 인접해 있어 불편함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민경 쿠키뉴스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