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테슬라처럼!” 인터넷으로 자동차 사는 세상 성큼성큼

입력 2020-05-14 00:05

집에서 차를 사는 세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자동차 업계의 판매방식이나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시도했던 언택트(비대면)·온라인 중심의 마케팅 방식이 향후 보완을 거쳐 정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면에서 눈에 띄게 바뀐 건 비대면 중심 판매가 강화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감염병 위기가 일상화되는 세상에서 주효한 판매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이 대세였던 업계의 흐름을 단숨에 바꿨다”며 “비대면 특성이 더해진 언택트 방식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자동차 업계가 도입한 비대면 방식은 다양하다. 올해 신차 ‘골든 사이클’을 맞은 현대·기아자동차는 실시간 유튜브 중계, 가상현실(VR) 영상 등을 활용한 온라인 출시 행사를 연이어 열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인기 차종인 XM3의 온라인 한정판 모델을 내놨고, 쌍용자동차는 이달 초 홈쇼핑에서 코란도와 티볼리를 팔았다. 테슬라코리아는 딜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차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유지하며 판매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타이어 업체들은 줄줄이 비대면 방문 교체 서비스를 도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 언택트 방식 외에도 SNS와 홈쇼핑 등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것”이라며 “시승 방식도 탁송·방역체계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기업 케이카(K Car)는 확고한 비대면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맞춤형 즉시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24시간 온라인에서 차를 살 수 있도록 했다. 까다로운 대출 심사 및 승인도 비대면으로 가능케 했다. 여기에 3일 환불제, 3D 라이브 뷰 등 서비스를 더해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안심하고 차를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케이카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언택트 구매량이 급증했다. 내차 사기 홈서비스를 통해 구매한 고객이 지난달 전체 판매량의 34.5%, 3월엔 40%까지 치솟았다”며 “향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비대면 구매 시스템 향상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 구조의 개편도 감지된다. 김 교수는 “감염병 위기에 대비해 글로벌 소싱보다는 자급자족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핵심 부품 수급을 제외한 일련의 생산을 자국 내에서 해결하며 언택트 활성화로 각 업체의 영업지침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판매방식 변화 등에 따라 노사관계 관련 고민이 늘어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비대면 방식의 완벽한 정착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시대가 앞당겨진 건 맞다”면서도 “고가에 장기간 사용하는 자동차라는 제품 특성상 온라인 판매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전환과 비대면 판매 시스템의 치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전날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미래 자동차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선도할 사업”이라며 “미래차의 선제적 전환을 위한 발전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