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구성원들의 이태원 방문 여부를 확인하고 되짚어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대규모 전파 우려가 큰 학교·학원의 경우 교사·강사의 이태원 출입 여부를 확인해 학부모들에게 알려주는 모습도 곳곳에서 확인된다.
서울시교육청은 4월 29일부터 5월 6일 사이 이태원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방문한 교직원 158명이 자진신고를 했다고 13일 밝혔다. 충북도교육청도 도내 교직원과 원어민 보조 교사 42명이 이 기간 이태원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했다. 부산시교육청 소속 교직원 중에선 14명이 해당 기간 이태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시·도교육청들도 관내 교직원들의 이태원 방문 여부를 파악 중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최근 소속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최근 이태원 클럽 등 방문자 현황 조사’ 공문을 보내 현황 파악을 했으나 학생 및 학부모, 도의회, 언론 등에는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그 결과를 교육부에는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고등학생이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사례도 확인됐다. 이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에선 지침을 어기고 등교수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서울시교육청에선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일부 돌봄교실·학원 등에선 소속 교사나 강사의 이태원 출입 여부 등 생활 동선을 직접 파악해 학부모들에게 알려주는 모습도 보인다. 서울의 한 돌봄교실은 보육 교사의 퇴근 후 동선을 파악해 학부모들에게 문자로 알려주고 있다. 긴급돌봄을 이용하기 위해 아이를 학교에 맡기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유치원생의 40%, 초등학생의 5%가 긴급돌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구로구의 한 수영학원은 “확인 결과 해당 기간 이태원을 다녀온 강사는 아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회원들에게 문자로 공지하기도 했다.
정부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교직원 전체를 진단 검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등교개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부모님들 입장에서 굉장히 염려되는 사항”이라면서도 “우리 교직원 전체 숫자가 60만명이 넘는다. 전수조사 대신 표본 검사나 자발적 검사 유도 등 다른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일일 약 1만5000건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서울 홍대 주점발 감염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지역 20대 남성과 함께 홍대 주점을 다녀왔던 경기도 수원과 고양, 김포 거주 대학생 등 3명도 이날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수원 확진자는 동선 확인 과정에서 다중이용시설인 볼링장에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또 다른 집단감염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는 볼링장에 서너 시간 동안 머물면서 수시로 실내 흡연실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30개 레인으로 운영되는 이 볼링장의 수용 인원은 120∼150명으로 알려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해당 볼링장 방문자는 자진신고 및 대인접촉을 금지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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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규엽 최예슬 기자, 수원=강희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