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현관문에 세계지도를 붙여놓고 저자는 틈틈이 생각했다. ‘어디로 갈까’ ‘대자연 속으로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에게 이런 상상은 망상으로 끝나기 쉽지만 저자는 예외였다.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카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아빠도 없이, 아이들만 태운 캠핑카가 달리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외쳤다. “엄마, 게임보다 재밌어!”
서점가에 최근 이런 이야기가 실린 독특한 여행기가 출간됐다. 제목은 ‘우당탕탕 엄마의 캠핑카’(표지·가디언). 서울대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송이씨의 책이다. 그는 세 자녀와 캠핑카를 타고 여행을 떠난 경험을 들려준다. 여행기가 펼쳐지는 장소는 미국 서부. 조씨와 그의 자녀들은 30일간 미국 9개 주 곳곳을 돌아다녔다. 캠핑카가 달린 거리는 무려 9000㎞에 달한다. 이들은 난생처음 만년설을 마주했고 대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만났으며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여행의 경험은 저자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해주었다. 그는 요즘 자전거 국토 종주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 환상자전거길(234㎞)과 섬진강 일대 자전거길(149㎞)을 종주한 상태다. 그는 “국토 종주 그랜드 슬램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런 글을 적어두었다.
“(자녀들에게) 내적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 꼭 미국에 갈 필요는 없다. …우리 가족이 즐길만한 것에서 시작하여 작은 도전과 성취가 있고 자연에서 함께하는 것이라면 더욱더 좋겠다. 내적 이유기가 마음 그릇을 넓히는 시간으로 채워져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어미 곁을 떠나 하늘 높이 나는 새처럼 넓은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는 모습을 꿈꿔본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