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춤의 간판이었던 안무가 고(故) 김영희(사진) 이화여대 교수의 1주기를 추모하는 공연이 개최된다.
무용단 무트댄스는 28일부터 이틀간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지난해 암투병 중 62세로 세상을 뜬 김 안무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무트댄스, 김영희 예술의 꽃을 피우다’ 공연을 연다. 개막 당일은 바로 그의 기일이다.
무트댄스는 김 안무가가 1994년 만든 무용단체다. 무트댄스 관계자는 “예술적으로 영향력 있던 고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려 한국 창작품과 김영희의 예술 세계를 알리는 데 의미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김씨의 대표작인 ‘몽(꿈처럼)’ ‘나의 대답Ⅰ’ ‘아무도Ⅱ’ ‘아리랑’이 무대에 오른다. ‘몽(꿈처럼)’은 1998년 초연했다. 한 생명이 여성의 자궁 안에서 만들어져 탄생하는 10개월의 여정을 담았다. 김씨의 1983년 데뷔작인 ‘나의 대답Ⅰ’은 한국 전통춤인 살풀이춤에서 영감을 얻었다. ‘아무도Ⅱ’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성찰했고, ‘아리랑’은 한국인의 한을 춤에 담았다.
김 안무가는 생전 40개의 안무작을 남겼다. 서구의 표현주의와 한국 창작춤의 호흡을 독보적으로 융합했다는 평을 받는다. 김 안무가는 100회에 이르는 해외 공연을 통해 한국 창작춤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김태원 무용평론가는 “한국 창작춤은 김영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안무가는 1988년 서울올림픽 폐회식 공동안무 지도위원과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기념 아트 페스티벌 한국참가작품 안무 지도위원 등을 역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 공연은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시하고, 첫날은 무트댄스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