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영난’에 은행 기업대출 증가폭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입력 2020-05-13 04: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발 경영난 확대 속에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증가폭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전달의 두 배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이 전월보다 27조9000억원 늘어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직전 사상 최대 증가폭인 지난 3월(18조7000억원)보다도 9조2000억원 많은 금액이다.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이 3월 8조원에서 지난달 16조6000억원으로 107.5%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사상 최대인 10조8000억원 늘었다. 대기업은 같은 기간 10조7000억원에서 11조2000억원으로 5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자금난이 심해진 상황에서 정부·은행의 자금 수혈과 함께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4조9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전달(9조6000억원)의 절반 아래로 줄었다.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같은 기간 6조3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다.

3월 큰 폭(3조3000억원)으로 늘었던 일반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지난달 1000억원 줄며 ‘감소’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계의 소비지출 규모가 줄어들면서 마이너스통장 등을 통한 카드 대금 결제 수요가 축소됐다”며 “3월 중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던 개인 주식투자 관련 대출 수요도 4월에는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3월 33조1000억원 늘었던 은행 수신은 지난달 2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상 4월에는 부가가치세 납부나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해 기업이 돈을 인출하면서 수시입출식 예금이 감소하는데 올해는 가계예금이 늘면서 소폭 증가했다는 게 특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