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G2G 기반으로 건설업계 해외 수주 지원 ‘잰걸음’

입력 2020-05-12 21:54 수정 2020-05-12 21:56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미얀마 정부는 미얀마 경제수도 양곤에 국내기업 100여곳이 합류하는 경제협력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미얀마 양곤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에서 안전을 기원하며 물뿌리기 행사를 하는 모습. LH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를 돕기 위해 정부 기관들이 나섰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가장 적극적이다. LH는 정부 간 신뢰(G2G)를 기반으로 해외에 산업단지를 수출·조성하는 표준사업 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킬 예정이다.

LH는 지난 3일 경동엔지니어링-한국종합기술 조인트 벤처와 한·미얀마 경협 산단 개발계획 실시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산단은 미얀마 경제수도인 양곤지역에 224만9000㎡ 규모로 조성된다. LH는 2013년부터 미얀마 정부와 국내 의류 전문회사인 글로벌세아㈜와 공동 출자해 만든 현지 합작법인회사를 통해 경협 산단을 추진하고 있다. LH는 하반기에 국내 기업 중 시공사를 선정해 연내 경협 산단 공사 발주할 예정인데 국내기업 110여곳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산단에는 약 700억원 규모의 우리나라 EDCF 유상차관도 투입돼 산단 진입도로, 전력, 상수도 등 주변 기반시설이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국내기업 참여를 조건으로 하는 구속성 방식(Tied-loan) 형태로 차관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현지에서 열린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같은 방식은 LH가 정부 간 신뢰를 기반으로 산업단지 조성부터 입주기업의 활동 지원까지 책임지는 ‘패키지형 산업단지 수출’ 표준사업모델의 하나다. LH는 이런 방식을 베트남과 러시아 등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12일 “코로나19로 민간의 활동 범위가 제한되면서, 정부 간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LH 해외사업이 민간 건설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LH는 지난해 산업단지 현지 기공식 후 양곤 주와 ‘달라 신도시’ 개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미얀마 정부가 양곤 남부에 있는 달라 지역에 한국형 신도시를 개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기존에 중국과 일본이 독식해오던 미얀마 개발사업 수주 경쟁에서 이들을 제치고 사업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LH는 강조했다.

정부 기관이 건설업체와 일대일로 협력해 해외수주를 따내기도 한다. GS건설은 지난달 20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약 5500억원 규모의 철도종합시험선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기존 골프장 부지에 총 3개의 테스트 트랙을 설치해 차량, 신호, 통신 및 철도 용품을 사용 전 테스트할 수 있는 철도종합시험센터를 짓는 공사였다.

공사 수주에는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에서의 시공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이 도움이 됐다.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의 운용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GS건설과 업무 협약을 맺고 오송 시험선의 기획, 자문, 운영 등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집약하고 유지 관리가 쉬운 시험 센터 계획을 기술적으로 지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