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 겪은 일 ‘편히 수다’… 교회 목장은 가족

입력 2020-05-13 00:07
임지영 집사(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최근 목장모임에서 여 집사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있다.

저는 세종시 부근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유년부부터 교회 생활을 시작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청소년 캠프에 참가해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은 직장에서 발령을 받아 경주로 내려오면서부터입니다.

극동방송에서 우연히 김중식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고 2011년 포앙중앙침례교회에 출석하게 됐습니다. 새신자로 등록한 날 목사님께서 “우리교회는 셀 교회”라고 하셨습니다. 저의 목자는 등록한 지 일주일도 안 돼 경주로 찾아왔고 교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도와줬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목장모임을 했습니다. 목자가 중심이 돼 주일 말씀을 나누고 일주일 동안 겪은 여러 일과 그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에 대해 나눴습니다. 이전에 경험했던 구역예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목장이 익숙해질 무렵 “교회가 마치 가족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목자는 “‘가족과 같은’이 아니라 우린 가족”이라며 웃었습니다. 목자는 영혼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존경심이 저절로 생겨났습니다.

포항중앙침례교회에 와서 제일 많이 바뀐 것은 교회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전에는 교회에선 목사님의 역할이 중요하고 성도의 역할은 작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교회인 몸이 자라야 지체가 자라난다는 말씀, 지체가 서로 연결돼야 한다는 말씀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계속 말씀을 들으며 마음이 뜨거워졌고 차츰 교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그 후 첫사랑을 시작한 여고생처럼 머릿속엔 교회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매일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싶었고 지체들을 만나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일주일에 서너 차례 경주에서 포항까지 왔습니다.

교회에 출석한 지 1년 6개월 후 경주 집을 팔고 포항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당시 직장이 경주였기에 계속 출퇴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교회 가까이서 신앙생활 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사 후 예비 목자로 훈련을 받는 1목장으로 옮겼습니다. 이때 내가 다른 지체와 하나 되기 위해선 자신의 내면을 보고 자아가 죽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통해 연약한 정서가 치유되고 회복됨을 경험했습니다. 예비 목자로서 2년여의 훈련 기간은 어떤 목자가 돼야 하는지 직접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 4월 마지막 주 저는 목자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목장엔 저를 비롯해 40~50대 자매 10여명이 배정됐습니다. 목자와 양의 관계, 양과 양들의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시간이 있을 때마다 모이고 만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포항중앙침례교회 목자들의 모습은 대동소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목자로서 지체들을 양육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서너 팀으로 나눠 양육교재를 갖고 훈련합니다. 저녁 시간을 바쁘게 쪼개서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모든 지체가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일에 소홀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먼저 본을 보여야 하는 게 때론 부담이 되지만, 그것이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되고 있기에 목자로서 덤으로 받는 유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자로 부름받은 지 6년이 지났습니다. 선배 목자님들에 비하면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때로는 밥을 안 먹어도, 잠을 못 자도 너무 기쁜 시간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이별의 아픔도 있었습니다.

목자로서 저의 소망은 모든 지체가 교회 공동체에서 잘 성장함으로써 각자 맡은 사명대로 하나님의 일을 멋지게 감당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면 어떤 작은 일에도 충성스럽게 헌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