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개막 첫 주에 5전 전승을 거둬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롯데의 개막 5연승은 2013시즌 이후 7년 만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팀 타율 3할을 넘나드는 ‘타격쇼’를 펼쳐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KBO리그 홈경기에서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11탈삼진 무실점 호투와 7회에만 4점을 뽑아낸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4대 0 완승을 거뒀다. 전날 경기는 오후 한때 50㎜로 쏟아진 강우로 취소됐다. 롯데는 지난 5일 시작된 KT 위즈와 개막 3연전을 스윕한 뒤 SK와 홈 개막전에서 2연승을 수확, 승률 1.000을 기록 중이다. 롯데는 이제 1996·1999년에 팀 사상 최다로 기록한 개막 6연승에 도전한다.
롯데의 승승장구를 견인하는 동력은 빈틈없는 타선이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에서 안치홍, 미국에서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다. 그 결과 상대 투수에게 쉬어갈 틈을 주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타선을 구축했다. 민병헌-전준우의 ‘테이블세터’ 라인을 지나면 손아섭-이대호-안치홍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등장하고, 정훈-마차도가 하위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마차도는 5경기 합계 7안타 중 3홈런을 터뜨려 중심타자 못지않은 화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롯데 타선은 경기 후반부에 살아나고 있다. 7회 이후의 득점이 많다. 그렇게 5승 중 3승을 역전으로 일궜다. 이날은 7회말을 ‘빅이닝’으로 만들어 SK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안치홍은 연속 볼넷과 폭투로 얻은 무사 1·3루 기회에서 유격수 방향 내야 땅볼로 희생타를 치고 3루 주자 손아섭을 홈으로 불렀다. 이때 2루까지 진루한 이대호는 정훈의 좌중간 적시타 때 홈까지 달려 점수를 추가했고, 이어진 1사 1루에서 마차도는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같은 이닝 초까지 7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스트레일리는 승패 없이 물러난 지난 5일 개막전에 이어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1승을 수확했다. 스트레일리는 공 94개를 던지는 동안 SK 타자를 11차례나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롯데는 5승을 쌓는 동안 팀 타율 0.295(176타수 52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SK와 투수전을 펼치면서 안타를 6개만 수확했지만, 전날만 해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대(0.313)를 기록했다.
허문회 신임 감독은 부친의 병환으로 미국을 다녀온 외국인 선발 자원 아드리안 샘슨의 전력 이탈로 생긴 마운드 공백을 타선의 집중력과 뒷심으로 만회하고 있다. 샘슨은 지난 7일에 한국으로 돌아와 2주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샘슨이 이달 하순에 합류하면 롯데는 마운드까지 보강하게 된다.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화 이글스를 6대 3으로 제압하고 중간전적 5승1패로 기록, 단독 2위에 올랐다. 1-3으로 뒤처진 7회말에 5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홈런을 친 키움 이정후는 이날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롯데와 나란히 개막 첫 주 연승 행진을 질주했던 NC 다이노스는 이날 LG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8회초에만 7점을 빼앗기고 8대 10으로 역전패했다. 뼈아픈 1패(4승)로 공동 선두에서 3위로 내려갔다.
KIA는 삼성 라이온즈 원정에서 프레스턴 터커의 3·4회초 연속 홈런을 앞세워 12대 3으로 대승했다. 두산 베어스는 KT와 연장 11회까지 안타 34개를 주고받은 난타전 끝에 13대 12로 신승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