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으로 소파서 TV 보며 감자칩 먹는 ‘카우치 포테이토족’ 심장 건강에 경고등

입력 2020-05-11 20:4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걱정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TV시청 등으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늘면 심장질환의 가능성도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 건강 이상은 많은 경우 동맥경화 같은 혈관질환에서 비롯된다. 혈관질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실내에서만 있으면서 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집에서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감자칩을 먹는 이들을 일컫는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족’이라면 일반인보다 심장병을 조금 더 걱정할 필요가 있다. 최근 TV와 심장병 발병 및 사망률과의 연관성이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희정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11일 “해외 연구에서 TV를 하루 1시간 고정적으로 볼 때마다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TV시청이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이유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감자칩, 치킨 등 트랜스 지방이 많고 고칼로리인 간식을 함께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심장 건강에 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몸에 나쁜 트랜스 지방 섭취량이 2% 증가할 때마다 심장 혈관질환 위험은 약 배 증가한다. 아울러 소파에 장시간 앉아있으면 다리의 혈액이 정체돼 혈전(피떡)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혈관을 타고 가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심장질환으로 돌연사한 가족력,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 있거나 가계력이 있는 사람, 하루 한 갑 이상 20년 넘게 담배를 피운 흡연자, 비만인 사람 등 심장병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집콕’ 같은 움직임이 줄어드는 환경의 영향은 더 크게 받는다.

황 교수는 “가만히 앉아서 몸에 해로운 지방을 섭취하는 시간이 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고 혈관에 찌꺼기가 껴 협심증·심근경색증이 올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심장 건강을 튼튼히 하려면 고지방 식습관을 삼가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많은 힘을 쓰는 웨이트트레이닝보다는 조깅 줄넘기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이 도움된다. 코로나19 걱정 때문에 야외로 나가는 것이 꺼려진다면 TV를 보더라도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보거나 집안일을 부지런히 하는 것도 좋다.

바깥에서 운동을 한다면 밀집되지 않은 곳에서 하루 30~40분씩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운동 강도는 연령별 분당 최대 심박수에서 60~75%가 적당하다. 약간 숨이 차는 정도다. 연령별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면 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