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 원내대표 첫 상견례… 김태년, 주호영 부친 빈소 조문

입력 2020-05-11 04:03
김태년(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부친상을 당한 주호영(오른쪽 세 번째)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여야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빈소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등 산적한 난제를 안고 슈퍼 여당과 협상을 하는 어려운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8일 통합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다음 날인 9일 부친상을 당한 주 원내대표는 이날 대구 경북대병원에 차려진 빈소에서 김태년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상견례를 했다. 당시 여야 원내 사령탑은 30분간 만났다. 다만 상중인 만큼 이 자리에선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진 않았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가 상중이라 대여 협상이나 당 지도체제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아무런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단 통합당의 주요 현안 논의나 여야 협상 문제는 주 원내대표가 복귀한 뒤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조속히 당선인총회를 열어 전당대회 개최 관련 당헌 개정과 향후 지도체제 등을 논의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도 직접 만난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당 지도체제와 관련해 “주호영 (당대표) 직무대행 중심으로 혁신비대위를 꾸려 당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길을 찾으라”며 “그 정도 역량이 안 된다면 당을 해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비대위에 미련을 갖는 것은 당을 더욱더 수렁에 빠지게 하고 가까스로 출범한 주호영체제를 또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와 권성동 의원 등 통합당을 탈당해 당선된 무소속 4명의 복당 문제,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여부도 주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다.

슈퍼 여당을 상대하는 협상도 주 원내대표에게 큰 숙제다. 그는 우선 21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여당과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가 원 구성 협상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법사위의 법률안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기능을 없애는 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이 조속한 처리를 추진하는 3차 추경 협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을 끈다. 7월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도 극심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 법안이 위헌제청돼 있다면서 법 자체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주 원내대표체제가 의석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여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