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기 시작한 내수, 이태원발(發) 감염 확산에 발목 잡힐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췄던 경제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무리되면서 놀이공원, 교통시설, 음식점, 숙박업 등의 부진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서울 이태원발 감염 사태가 간신히 코로나19 탈출구를 찾은 내수 시장에 제동을 걸지 우려가 커진다.
10일 기획재정부가 여신금융협회, 한국도로공사 등의 자료를 분석·발표한 ‘내수 속보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도로 통행량이 예년 수준 가까이 회복됐고 음식점, 숙박업 등의 매출 감소 폭은 축소됐다. 45일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5월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꽁꽁 얼어붙은 내수에 온기가 돈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지난 3월 셋째주 도로통행량은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했다. 그러나 4월 마지막 주에는 감소 폭이 1.7%로 줄었다. 철도 이용률도 같은 기간 41.6%에서 77.9%까지 뛰었다.
음식점과 숙박업도 회복세를 보였다. 3월 셋째주 -20.1%였던 음식점 매출은 4월 마지막 주 -11.7%로, 숙박업은 같은 기간 -47.5%에서 -22.5%로 둔화됐다.
여기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이번 주부터 각 가정을 통해 시장에 풀릴 예정이어서 내수 활력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는 변수다. 만약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 초에도 확산세가 이어지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당장 13일 고3 학생들부터 시작되는 등교 수업이 여론에 의해 연기되고 방역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화되는 것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경제에 큰 타격이 된다.
더구나 조금씩 내수가 회복세를 보인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대형마트와 면세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3월 셋째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58.1% 줄었는데 4월 마지막 주에는 -11.1%, -65.2%로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종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돼야 내수도 완벽히 회복될 수 있다”며 “과거 스페인독감 등을 보면 2차 유행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일단 감염 확산 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