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관광·해양 물류 거점화… 작지만 강한 명품도시로 거듭난다

입력 2020-05-11 20:49
동해 추암 촛대바위에서 관광객들이 일출을 맞이하고 있다. 동해시는 개청 40주년을 맞아 올해 시정목표를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더 큰 행복 동해 2020’으로 정했다. 동해시 제공

‘불혹(不惑)’. 강원도 동해시가 지난 4월 1일 40살이 됐다. 그동안 환동해권·북방경제 중심도시로 성장해 온 동해시는 불혹이란 단어처럼 다가올 100년의 미래를 흔들림 없이 준비하고 있다.

동해시의 역사는 1980년 4월 1일 삼척군 북평읍 천곡리(현 천곡동) 허허벌판에 건물 하나가 들어서며 시작됐다. 당시 동해시청사는 부지 면적 3만7520㎡,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건립됐다. 1979년 12월 28일 제정된 ‘동해시 설치에 관한 법률(제3188호)’에 따라 명주군 묵호읍과 삼척군 북평읍이 합쳐 개청했다.

40년이 지나면서 옛 모습은 거의 남아있지 않을 만큼 달라졌다. 출범 당시 177.59㎢이던 시 면적은 동해항과 묵호항 조성을 위해 매립면적이 증가하면서 180.2㎢로 2.61㎢ 넓어졌다. 10만1799명이던 인구는 2020년 2월 말 현재 9만210명으로 줄었다. 1인 세대 비율의 증가로 세대수는 2만1067세대에서 4만1265세대로 두 배 가량 늘었다.

개청 당시 66억원이던 연간 예산은 올해 4416억원으로 66배 증가했다. 도로 개설과 주택 보급률은 2019년 말 기준 116.8%, 상수도 보급률은 99%로 늘어나는 등 주거 환경과 정주여건이 대폭 개선됐다.

시는 올해 시정목표를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더 큰 행복 동해 2020’으로 정했다. 청소년이 행복한 교육환경과 청년이 일하고 싶은 젊은 도시, 5대 권역별 복합관광사업 추진, 작지만 강한 살고 싶은 정주환경 명품도시, 남북경제협력 시대를 선도할 환동해권 북방경제 중심도시, 시민 중심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 나눔의 복지문화 실천 등 5대 핵심과제를 추진한다.

지난 3월 개통한 KTX 서울~동해선을 중심으로 역세권을 개발하고 관광인프라를 구축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새뜰마을 사업, 생활 SOC 확충으로 정주환경을 개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동해항은 복합물류항만으로 육성해 컨테이너선 정기항로 개설로 물동량을 확보하고, 묵호항은 해양관광 거점항구로 재탄생시켜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구도심권 경제 회복의 새로운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20년 뒤인 2040년까지 ‘동해비전 2040’을 추진키로 했다. 항만물류 육성을 비롯해 첨단소재·에너지산업 육성, 관광·휴양산업 육성, 스마트·쾌적 도시 육성, 창업기회 확대 등 5개 전략을 짜고 120개 세부사업을 시행한다.

항만물류 육성을 위해 북한 원자재와 소비재 거점 항만 구축, 강원권 항만공사 설립, 동해항~북항 청진·나진~중국 투먼으로 연결되는 신 북방항로 개척 등을 진행한다.

또 5대 권역별 테마 관광명소를 조성해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권역별 관광명소는 무릉권역(웰니스 건강휴양)과 추암권역(일출과 야간경관), 천곡권역(도심속 감성), 묵호권역(해양레저), 망상권역(해양·캠핑)이다.

무릉권역은 복합체험관광단지와 건강 생명 휴양지구, 백두대간 동해소금길, 베틀바위 등산로, 힐링 전망대, 산악 출렁다리 등을 연계한 건강휴양 관광명소로 조성된다. 스카이글라이더와 전망대, 알파인 코스터, 무궤도 열차 등 체험시설이 들어선다. 추암권역은 추암근린공원과 바다 출렁다리, 철도가도교 확장을 비롯해 동해 신항 친수공간과 주변 시설을 연계해 일출 야간경관 명소로 탈바꿈한다.

천곡권역은 천곡 명품거리 조성, 천곡항의 마리나항 지정, 한섬의 예술 바닷길 등을 통해 도심 속 감성 관광지로 조성된다. 묵호권역은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를 중심으로 서핑, 카누, 낚시 등 레저스포츠가 결합한 해양관광명소로 변신한다. 망상권역은 망상해변 물놀이 시설, 리조트 등 민자사업 유치, 이색 테마거리 조성 등을 통해 산림 해양 복합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 심규언 동해시장
“KTX·항만 교통망 연결… 북방경제 중심도시로”


“더 나은 정책, 더 깊은 소통으로, 시민의 꿈을 담아 더 행복한 동해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심규언(사진) 동해시장은 1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민과 함께한 40년의 역사와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 갈 100년의 미래는 동해시민이 바로 주인”이라고 말했다. 심 시장은 “40년 전 허허벌판 대지 위에서 시작된 동해시 역사는 그동안 도시개발 관광 복지 교통 상하수도 환경 등 각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짧은 역사와 좁은 면적, 부족한 자원의 한계를 넘어 그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시의 성장기반을 다져가겠다”고 했다.

동해시는 남북경제협력 시대에 발맞춰 동해시를 환동해권의 거점이자 북방경제권 시대의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KTX 동해선과 항만 배후 교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동해항과 동해역 인근에 컨테이너 화물의 보관과 운송을 원활하게 하게 하는 기반을 2025년까지 조성하겠다”며 “북방교역과 남북경협의 지정학적으로 요충지인 동해 묵호항을 통해 동해시의 발전을 이끌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동해시를 청소년이 성장하고, 청년이 모이는 젊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40년 후의 동해시는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난 명품도시로 발돋움할 겁니다. 새로운 40년의 출발점이 되는 올해는 미래세대와 함께할 신성장동력을 찾아 육성해나가겠습니다.”

심 시장은 “허허벌판이던 땅에 도시기반시설이 들어서서 과거의 흔적은 희미해졌지만,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흘린 땀과 열정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며 “이제 100년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겠다”고 했다.

동해=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