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계가 본다… K리그 오늘 휘슬

입력 2020-05-08 04:01
프로축구 K리그1이 오늘 전북 전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2부 K리그2 역시 다음날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2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던 양 팀간의 경기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늦춰졌던 프로축구 K리그가 8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미뤄졌던 프로축구 리그가 정상적인 방역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건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기에 의미가 크다. K리그에서 뛰고 있는 해외 선수들의 고국을 비롯해 영국과 이탈리아 등 프로축구리그가 중단된 주요 유럽 국가에서도 리그 재개 모델로서 K리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부 리그인 K리그1 개막전은 8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의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다. 지난 시즌 우승팀 전북과 FA컵 우승팀 수원이 맞붙는다는 점뿐만 아니라 국내 대표적 인기구단 간 대결이라는 점 또한 이목을 끌 요소다. 이어 9, 10일에도 각각 3경기와 2경기가 전국에서 열린다. 2부 K리그2에서도 같은 양일에 총 5경기가 개최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시즌 K리그는 세계 약 17개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독일 축구전문방송사 스포르디기탈이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 K리그1를 중계할 권리를 사갔다. 세르비아 아레나TV방송에서도 중계권을 사서 발칸 지역 7개국에 K리그를 중계한다. 중국과 마카오에 송출되는 인터넷TV서비스 CSM, 인도의 판코드, 말레이시아 아스트로방송과 홍콩 TVB방송, 이스라엘 칼턴방송에서도 중계권을 사갔다.

개막전에서 자국 대표이자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인 수원 소속 공격수 타가트, 미드필더 안토니스의 출전이 유력한 호주에서는 스포츠방송사 옵터스스포트가 중계권을 구매할 정도로 현지 축구팬들이 관심이 높다. 자국 대표팀 수비수 헨리가 수원에서 뛰는 캐나다의 스포츠매체 TSN도 헨리의 입을 직접 빌려 K리그의 개막 준비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K리그1 개막전 경기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된다.

축구 종주국 영국의 유력 언론 가디언은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이 축구 시즌 준비를 마쳤다”며 K리그 개막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NBC방송은 K리그 인트로 영상을 소개하며 “이 영상을 보고 달아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세리에A가 중단된 이탈리아 언론 가제타델로스포르트는 “한국의 모델이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스포츠까지 재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 축구계가 K리그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는 단순히 볼거리 뿐만이 아니다. K리그가 코로나19 시대의 축구에 일종의 행동기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특히 유럽에서는 어떻게든 리그 재개 방안을 찾으려 필사적인 터라 K리그의 사례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연맹은 지난 4일 세계 프로축구리그연맹 연합체인 ‘월드리그포럼’ 요청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K리그의 단계적 대응 과정과 매뉴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K리그 경기는 당분간 무관중으로 실시된다. 연맹이 내놓은 리그 방역 지침에 따르면 선수들은 신체접촉이 동반되는 과도한 골 세리모니를 할 수 없다. 선수나 심판 간에 악수도 할 수 없으며 근접거리 대화도 자제해야 한다. 경기 뒤 유니폼을 교환해서도 안된다. 경기장 내에는 타액을 통한 전염을 막기 위해 개인용 물병이 배치된다. 잔디 위의 선수는 마스크를 경기 중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교체대기 선수들과 코치진, 구단 직원들은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