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관심과 사랑 목말라하다 하나님 사랑에 눈물 쏟아져

입력 2020-05-11 00:10

아빠는 중동에 나갔고 엄마는 직장에 나가 아무런 관심도 사랑도 받지 못하며 자랐다. 공부도 잘 못하고 특별한 재능도 없는 나와 달리 남동생은 뭐든지 잘하는 똑똑한 아이였다. ‘나도 뭔가 제대로 해서 동생처럼 관심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큰 사고를 치고 말았다. 어느 날 교문 앞에서 학습대백과 전집을 팔고 있는 것을 보고 ‘그래, 저걸로 공부하는 거야’ 하며 거액의 백과사전 전집을 덥석 주문했다. 너무 방대하고 수준 높은 책이라 제대로 볼 수 없었고 할부가 끝날 때까지 매일 엄마의 눈치만 봤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귀국한 아빠는 내게 관심을 가졌지만 서먹한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소심한 성격이라 친구 관계도 쉽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사한 직장에서 능력 있고 잘 챙겨주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다. 그런데 막상 결혼했지만 기대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남편은 가정보다 직장이 우선이었고 동료들에게 모든 시간을 쏟았다. 그럴수록 나는 더욱 남편에게 집착했고 그것은 의심으로 이어져 가출까지 시도했다. 남편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나날이 깊어졌다.

그때 한마음교회 어느 자매님을 만나 부활 복음을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보고 믿을 수 있도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확실한 증거, 부활을 주셨어요.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고 이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소식이에요.” 아무런 감각이 없었지만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인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변함없는 자매의 섬김에 내 마음 문은 조금씩 열렸다. 어느 날 예수님이 죽고 부활하신 것은 나의 주인이 돼주기 위함이라는 말씀과 부활하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해야 구원받는다는 말씀이 마음을 강타했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삶의 활력도 찾았지만 남편의 모습만 보면 쓰러졌다. 교회에서는 요한복음 16장 9절의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죄’를 회개하라는 말씀이 몰아쳤다. 그러나 나는 무엇을, 왜 회개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남편은 주식에 손을 댔고 결국 억대의 재산을 날리고 30평대의 아파트와 1년도 안 된 새 차까지 팔았고 가스비를 내지 못해 휴대용 버너에 밥을 해 먹었다. 그때 남편 회사가 충주로 이전했다. 교회 지체들이 혼자 어린 아들과 지내는 내게 많은 사랑을 부어줬지만 지체들의 말 한마디에 걸려 상처받고 오해하기 시작했다. ‘왜 내가 아직도 사람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 하지?’ 울며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미정아, 너 정말 부활을 믿니? 네 마음의 주인이 누구야?” 하시며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하셨다. 순간 내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나는 부활을 믿는 자도, 예수님이 주인도 아닌 철저한 죄인이었다.

여전히 나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모습이 비춰지는 순간 아들의 생명을 걸고 부활의 증거로 최고의 사랑을 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하나님,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제 마음에 다른 것을 들이지 않을게요. 이제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충주에서 올라오는 남편은 함께 예배에 참석하며 “힘든 시간 잘 버텨줘서 고마워!” 했다. 모든 원망과 미움이 사라진 승리자의 삶을 허락하셨다. 지체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지체들과 한마음 한뜻이 돼 같은 푯대를 바라보며 나가는 지금, 꿈의 공동체를 마음껏 누리고 있음에 감사하며 나는 오늘도 고백한다. “주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

정미정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