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밤새 드라마에 빠져 모든 드라마를 섭렵했고 당연히 아침엔 거의 시체 같았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아버지는 어느 날 형광등 하나만 남기고 라디오, TV, 컴퓨터 선을 다 자르고 휴대전화도 망치로 부쉈다. 그래도 나는 변함이 없었다. 대학 때는 매일 지각해서 강의실에서 수없이 쫓겨났다. 수없는 결단도 모두 헛수고였다. 학점도, 스펙도 대책이 없었지만 다행히 취업 프로그램 때 알게 된 분의 소개로 취업했다. 그런데 모태신앙으로 열심히 교회에 다닌 나와 회사 내의 한 선배의 신앙이 너무 다름을 늘 느꼈다.
어느 날 선배는 예수님의 부활을 얘기했다. 부활은 나도 알고 있었지만 그날따라 선배의 말이 너무 마음에 닿았다. 마음이 좋아지니 신기할 만큼 아침에도 잘 일어나고 안 먹던 아침도 먹으며 일도 잘 됐다. 그러나 오랜 버릇은 절대 고쳐지지 않았다. 회사 기숙사에서 같은 방에 있는 동생과 이어폰을 함께 꽂고 밤마다 영상을 봤고 주말에는 친구들을 만나 술자리에도 참가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가 바빠져 평일엔 야근, 주말엔 특근이 잦아지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니 마음은 점점 힘들어졌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 작은교회 예배를 드리고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열심히 전도도 했다. 그러다 결국 건강이 무너졌다. 어린 나이인데 위염, 장염, 방광염 등의 문제가 생겼고 마음까지 우울해졌다.
‘하나님! 이 힘든 마음을 회복시켜주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겨울 수련회에 참석했다. 목사님께서 예수님의 부활이 모든 문제의 답이라며 마태복음의 ‘요나의 표적밖에 보일 표적이 없다’는 말씀을 찾아주셨다. 그때 ‘밖에는!’이라는 단어가 크게 들렸다. 천지를 창조하신 전능자가 예수님의 부활에 전부를 거신 것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후에 성경과 예수님의 말씀을 믿었던 제자들처럼 부활이 실제가 되니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의 마음이 강하게 전해졌다. 자든지 깨든지 나와 함께 살고 싶어하시는 하나님의 본심을 깨닫게 되면서 그저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 받고자 하나님을 찾았던 나의 중심을 비춰주셨다. 십자가를 참으시고, 아들 예수를 내어주신 하나님 마음 앞에 여전히 내가 주인된 용서 받을 수 없는 악랄한 죄 앞에 마음이 무너졌다. ‘하나님, 정말 잘못했어요.’ 눈물로 회개하며 예수님을 영접했다. 주인 돼 주신 예수님께 내 삶을 모두 맡기니 드라마를 저절로 끊게 되고 좋아하던 가요가 찬양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새벽을 깨워 기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를 예수님께로 인도해 준 선배와 결혼했다.
나는 즉시 아흔이 넘은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께 달려갔다. “할머니!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으로 갈 수 있어요” 하며 복음을 계속 전했는데 여전히 팔을 깨물고 스스로 목을 조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했더니 갑자기 거친 행동을 멈춘 할머니는 내 말을 따라하고 박수치며 ‘아멘! 아멘!’ 하며 찬양까지 불렀다. 그후 할머니는 영접기도까지 따라하시고 ‘예수는 나의 주!’라고 외쳤다.
할머니의 “니가 없으면 누가 이런 말을 해주겠니?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마지막 말씀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영원한 삶을 누릴 할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영혼을 살리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 잠 때문에 인생이 망할 것 같던 내가 주님이 주시는 새 힘으로 새벽을 깨우고 하루를 시작하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
장유라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