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치원 놀이터 판박이가 사라진다

입력 2020-05-08 04:07
제주도교육청이 '유치원 바깥놀이장 설비 기준'을 개정했다. 기존 조합놀이대에 여러 놀이기구(개별설비 3종)를 함께 필수 설치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유치원 실외 놀이터가 보다 다양한 재료와 시설로 채워질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제주시내 한 병설유치원의 모습. 문정임 기자

‘판박이’ 유치원 놀이터가 달라진다. 제주도교육청이 유치원 실외놀이터 설비기준을 개정하면서 유치원 놀이 공간이 보다 다양한 놀잇감들로 채워질 수 있게 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유치원 바깥놀이장 설비 기준’을 자연·놀이 중심으로 개편하고, 놀이환경 개선비 12억2000만원을 유치원 현장에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제주교육청의 놀이장 설비기준 개정은 교육부가 지난해 7월 유치원 교육과정을 놀이 중심으로 개정·고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석문 교육감은 같은 달 주간기획조정회의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일깨우는 놀이 중심, 자연물 중심의 놀이터로 바꿔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지난 1월 ‘제주도 각급학교 교구·설비 기준’ 중 유치원 바깥놀이장 설비 기준을 개정했다. 필수 설치물을 기존 ‘조합놀이기구 1조’에서 ‘조합놀이대 또는 개별 설비 3종 이상’으로 폭을 넓혀 다양한 놀이 재료를 둘 수 있게 됐다. 놀이 환경 개선을 위해 지역 유치원 놀이터 설비 기준을 바꾼 것은 전국에서 제주가 처음이다.

특히 올해 신설되는 서귀포시 도순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변경된 바깥놀이터 설비 기준이 적용된 첫 유치원 사례가 될 전망이다. 도순초 병설유치원은 대형 흙 언덕과 흙 놀이장, 장수풍뎅이의 모형을 본 뜬 놀이기구 설치 등을 구상 중이다. 유치원 주변 숲 공간을 활용해 나무 그네를 만들고, 원두막 쉼터 등도 조성한다.

김명신 유아교육담당 장학관은 “놀이가 최고의 배움이라는 제주교육의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유치원 놀이터를 자연과 재미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조금씩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