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차들은 치열한 ‘옵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행 성능과 외장 디자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상향 평준화를 이룬 상황에서 운전자나 탑승객에게 한 단계 올라선 편의와 안전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종 첨단 기술의 상용화로 처음엔 생소했던 옵션들도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다양한 옵션 중에서도 운전자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꼽는 몇몇 기능들이 있다. 안전과 관련된 것들이다. 특히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나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BCA)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차량과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야에 보이더라도 주행 중 급하게 대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사고를 막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긴급제동보조(AEBS) 등의 기능도 같은 맥락에서 각광받고 있다.
탑승객의 생명을 담보하는 에어백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의 운전석과 조수석 외에도 무릎 에어백, 커튼·측면 에어백, 루프 에어백 등이 필수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 시 충격을 흡수하고, 차량의 측면 또는 위·아래로 몸이 튕겨나가거나 밀려들어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안전 다음으로 주목받는 건 편의 기능이다. 작동 시 일정 속도를 유지시켜주는 크루즈 컨트롤은 선보인 지 꽤 오래됐지만 국내에선 재평가를 받고 있다. 정차 구간이 많은 한국에서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고속도로에서 이 기능을 경험한 운전자들이 그 편리함을 알아버린 것이다. 최근엔 센서와 카메라 등을 활용해 차의 앞뒤 간격을 유지하면서 알아서 속도를 조절하는 스마트(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등장했다.
열선 및 통풍 시트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필수 옵션이다. 사계절이 또렷한 한반도의 특성상 여름과 겨울철에 없어선 안 되는 옵션으로 여겨진다. 여성 운전자들은 겨울철 손시림을 방지할 수 있는 열선 스티어링 휠을 더욱 선호한다.
차를 파는 것까지 고려하면 옵션의 중요성은 더욱 올라간다. 출시된 지 오래돼 기본처럼 여겨지는 옵션이더라도 없으면 중고차 시장에서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옵션에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전동식 사이드미러와 버튼식 시동, 후방감지센서, 후방카메라 등이 있다. 이런 옵션들은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운전자에게 편리함을 준다. 한 중고차 딜러는 “아무리 깔끔하더라도 필수로 여겨지는 옵션들이 빠진 차는 잘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렇듯 옵션에 민감한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고급차는 물론이고 ‘첫차’ 선호도가 높은 차종에도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끼워 넣는 추세다. 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기 옵션만 별도의 패키지로 묶어서 내놓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