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지원 버금가는 큰 위로에 감사”… 작은 교회 울린 ‘편지 한 장’

입력 2020-05-08 00:02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가 지난달 월세 지원 교회에 선정되지 못한 미자립교회 목사들에게 보낸 편지와 20만원 상품권. 분당우리교회 홈페이지 캡처

“비록 우리 교회가 월세 대납교회에 선정되진 않았지만, 우리보다 더 힘들고 도움이 절실한 교회가 추첨됐을 것이기에 오히려 더 감사한 마음입니다.”

분당우리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 달여간 감사의 글이 넘쳤다. 글을 남긴 이들은 ‘미자립교회 월세대납운동’에 선정되지 못한 목사들이었다.

분당우리교회는 지난 3월 15일부터 4월 10일까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미자립교회를 돕기 위해 ‘월세 대납운동 헌금’을 진행했다. 국내외에서 약 24억원의 헌금이 모였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월세 100만원 이하의 교회까지 지원자격을 확대했다. 전국에서 약 5000여 교회가 지원했다.

분당우리교회는 제비뽑기로 지원교회를 선정했다. 절박하고 간절한 사연 앞에 공정하게 교회를 선정하기 위해서였다. 선정된 900여 교회에는 3개월 치 임대료 210만원을 후원했다. 선정되지 못한 4100여 교회에는 상품권 20만원씩을 발송했다. 이찬수 목사의 미안한 마음이 담긴 편지도 동봉됐다.

상품권과 편지를 우편으로 받은 목회자들은 월세를 지원받지 못한 아쉬움보다 소외되기 쉬운 작은 교회를 위해 누군가가 기도해주고 함께해줌에 큰 위로가 됐다며 분당우리교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왔다.

용인 기흥구에서 목회하는 구자충 목사는 “편지와 상품권 봉투를 책상에 펼쳐놓고 한국교회를 향해 사랑과 나눔과 섬김에 동참해주신 한 분 한 분의 따뜻한 마음을 되새겼다”며 “전 세계로부터 모아진 사랑의 헌금이 한국교회 곳곳으로 흘러가는 가는 와중에 교회 간판도 제대로 달지 못한 우리 교회까지 흘러온 것을 생각할 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찬수 목사는 “이 귀한 헌금은 분당우리교회뿐만 아니라 국내외 성도님들이 함께 참여해 이룬 결과”라며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이 돌아가길 기도한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달려가시는 미자립교회 목사님과 사모님들 그리고 모든 성도님을 축복하며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