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이용규 선교사·김상철 감독] “죽음 너머를 소망하며 믿음으로 사는 삶, 부활”

입력 2020-05-08 00:07
이용규 선교사(왼쪽)와 김상철 감독이 지난해 5월 인도 바라나시에서 다큐멘터리 ‘부활’ 촬영 중 함께했다. 파이오니아21연구소 제공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다. 인간에게 있어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죽음 너머의 것을 소망할 수 있다는 희소식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기독교인이 죽음을 두려워한다. 죽음이 산 자가 체감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인 까닭이다.

부활을 가시적으로 설명하는 일, 이 난제에 베스트셀러 ‘내려놓음’의 저자 이용규(53) 선교사와 영화 ‘제자, 옥한흠’의 김상철(51) 감독이 나섰다. 지난해 MBC 성탄특집다큐멘터리 ‘부활’을 제작한 이들은 최근 공저한 책 ‘부활’(규장)에 미방영분 내용을 포함한 다큐멘터리 제작기를 담았다. 두 사람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이 책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2018년 후반부터 다큐멘터리 ‘부활’ 제작에 참여했다. 책은 영상 제작에 동행하며 묵상한 내용을 담은 거다. 예수 부활을 직접 증명하기보단 죽음 너머를 바라보며 사는 이들의 삶에 공통으로 나타난 변화의 흔적을 담으려 했다. 그 과정에서 부활이 2000년 전 있었던 단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이를 믿는 사람의 삶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능력임을 말하고 싶었다.”(이용규 선교사)

“부활 다큐멘터리는 원래 ‘삶과 죽음을 통한 부활’과 ‘부활의 증인’ 2부로 기획됐는데 방송으로는 한 편만 나갔다. 책과 오는 6월 이후 개봉될 영화엔 내용을 모두 담았다. ‘죽음이 끝이 아니고 부활한다는 믿음이 있다면,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초점을 뒀다.”(김상철 감독)

두 사람은 부활로 변화된 이들의 흔적을 더듬기 위해 사도 도마의 무덤이 있는 인도 첸나이와 사도 베드로의 전승이 있는 로마의 쿼바디스도미네 교회, 카타콤 등을 찾았다. 이 여정에 배우 권오중과 이성혜가 동행했다.

-‘부활을 사는 인물’로 암 투병 중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항암치료 중인 천정은씨를 소개했다.

“이 전 장관은 항암치료 없이 죽음의 순간까지 암과 더불어 믿음으로 사는 삶을 원했다. ‘죽음과 부활, 영생의 문제에 대해 묵상하다 보니 후대의 누군가도 이를 깨닫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학문적 언어로 죽음 이후를 풀어가는 그분의 노력을 접하며 특별한 감동을 받았다.”(이용규)

“천씨는 2020년 4월 현재 항암치료를 79차례 받았다. 의사 말처럼 ‘살아있는 것 자체가 이상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를 만나면 매우 건강해 보인다. 가발을 쓰고 말기 암 환자를 위로하며 예수를 전한다. 굉장히 아픈데, 안 아프게 사는 것이다. 자신의 고통을 하나님 섭리로 알고 상처를 상흔으로 승화시킨 거다.”(김상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부활은 단순히 다시 사는 게 아니다. 하나님과 연합된 가운데 영원히 함께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연습하며 사는 과정도 부활에 포함한다. 우리가 다시 살아난다면 이 땅에서의 삶 가운데 무엇을 기억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배에 나가지 못했던 날이나 주식 투자에 큰 손실을 본 날은 아닐 것이다. 영생에선 우리의 구원과 부활, 하나님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특별히 사회적 격리 기간 기독교인이 매일의 삶에서 이를 준비하며 살길 격려한다.”(이용규)

“예수를 믿는 것은 그분이 마지막에 뭘 했는가를 안다는 것이다. 예수는 우리에게 부활을 보여줬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인간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다. 그리고 부활해 우리에게 보인 것이 상흔이다. 아쉽게도 이 상흔을 가진 성도가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묻고 싶다. ‘당신은 상흔을 가지고 있습니까.’”(김상철)

-앞으로 계획은.

“2012년 인도네시아에 파송 받아 수도 자카르타 근교에 자카르타국제대학교(2018)와 기독교 초·중·고교인 코너스톤글로벌아카데미(2016), 무띠아라 유치원(2019)을 세웠다. 모슬렘이 다수인 환경에서 학교를 세우는 건 선교에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많은 지혜와 재정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하나님의 역사를 보고 누리길 기도한다.”(이용규)

“영화 ‘부활’과 ‘가나안 김용기’ 개봉과 두 권의 책을 집필 예정이다. 내가 속한 영상선교기관 파이오니아21연구소가 매년 개최하는 한국기독교영화제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상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노력하겠다.”(김상철)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