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6일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코로나19로 미뤄진 판문점 견학 재개를 위한 점검 목적의 방문이었지만, 북한이 남측 감시초소(GP) 총격에 대해 사흘째 사과 없이 침묵하는 와중에 이뤄진 방문이어서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김 장관이 판문점과 ‘DMZ 평화의 길’ 파주 구간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해 가을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견학이 중단됐던 DMZ 평화의 길과 판문점의 견학 재개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판문점을 둘러본 뒤 파주 구간 내 철거 GP도 찾았다. 북한이 지난 3일 중부전선 GP를 겨냥한 총격 사건에 대해 사과든 해명이든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는 가운데 통일부 장관이 GP를 방문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장관이 방문한 곳과 사건 발생 지역은)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고 사전에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이 때문에 (총격 사건이 발생한) 중부전선 GP와의 관련성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GP 총격 당시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은 사단장(소장)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3일 오전 7시41분쯤 총성이 울리자 GP 소초장(중위)이 지휘계통에 따라 상황을 상급 부대에 보고했고, 사단장은 대응 사격 명령을 내렸다. 대응 사격까지는 10여분이 소요됐고, 이어진 경고 방송까지는 20여분이 걸렸다.
이 같은 조치가 현장 판단에 따라 즉각 응사하는 ‘선(先)조치 후(後)보고’ 방식의 최전방 교전 지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3일 브리핑에서 “현장 지휘관 판단 하에 경고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때 ‘현장 지휘관’은 GP 소초장으로 인식됐는데, 실제로는 상급부대 사단장이었던 것이다. 합참 측은 “현장 부대를 지휘하는 사단장급은 지휘관에 포함된다”며 “현장에서 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군이 지난해 도입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를 ‘프리덤 나이트’(Freedom Knight·자유의 기사)로 명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군은 내부 공모를 통해 지난해 12월 명칭을 선정했지만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북한 눈치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앞서 공군이 F-35A 전력화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날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심장 관련 시술이나 수술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국정 운영을 해왔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올해 공개활동 횟수는 17차례로 예년에 비해 66% 감소한 역대 최소 수준이며, 이는 내부 전열 재정비 및 코로나19 때문으로 보인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 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으며, 신형 잠수함의 진수 관련 동향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