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모두 세 차례 허리 굽혀 사과했다. 주변에서 사과 내용과 직접 발표하는 방식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이 부회장은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섰다.
낭독 과정에서 세 차례 단상 옆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허리를 90도로 굽혀 정중히 사과했다. 특히 그는 경영 승계 문제와 노조 문제를 언급한 뒤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다. 저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노사 문제에 대해서도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며 또 한 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맺으면서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였다. 별도 질문은 받지 않고 사과문 낭독을 마친 뒤 바로 퇴장했다.
삼성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생활 속 거리두기’ 등을 감안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발표문을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답변의 진정성을 위해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취재진은 이날 낮 12시부터 하나둘 서초사옥에 모여 기자회견 시간까지 대기했다. 기자회견 30분 전인 오후 2시30분 무렵에는 사진·촬영기자들을 포함해 100여명의 기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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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