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의 러브레터… 연인의 편지처럼 읽어라

입력 2020-05-08 18:36 수정 2020-05-08 18:37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성도들이 지난해 5월 주일예배에서 찬양하고 있다. 교회는 미주 한인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로, 미국의 5만여개 교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3개 성장하는 교회’ 중 하나로 선정됐다.

오늘날은 절대 진리가 수난받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진정한 자유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을 통제할 때 온다고 선포하십니다.(요 8:31~32) 우리가 말씀에 매일 때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자유롭게 됩니다. 모든 성경이 그러하지만, 창세기를 읽는 데는 다섯 가지 자세가 필요합니다.

첫째, 연인의 편지처럼 읽는 것입니다. 성경은 연인의 편지처럼 읽어야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신 사랑의 편지이기 때문에, 성경에는 하나님의 따스한 숨결이 흐르고 죽음보다 강한 하나님의 사랑이 깃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한다 해도, 하나님이 들려주시는 사랑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성경을 제대로 읽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을 읽는 데는 신학적 지식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태초의 시기를 전혀 모른다 해도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고, 그 하나님을 그려 보면서 감격하는 마음이 들고, 그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이 나를 만드셨다는 기쁨에 심장이 뛰는 것, 이것이 성경을 읽는 바른 자세입니다.

둘째,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듣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내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듣는 마음으로 읽어 보십시오. 해석이 읽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됩니다.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특히 그러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 마음대로 읽으면 하나님이 말씀하시려는 의도를 찾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지난 10년 동안 신학교에서 설교학을 가르쳤습니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부탁합니다. “예수님이 회중 가운데 앉아 계신다고 생각하십시오. 주님이 나의 설교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셔야 진정한 설교입니다. 아무리 감동적이어도 주님이 인정하시지 않는 설교는 강연에 불과합니다.”

설교자는 마음껏 작곡할 수 있는 베토벤이 돼서는 안 됩니다. 베토벤의 곡을 성실하게 연주하는 연주자여야 합니다. 설교자든 주일학교 교사든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듣고 그것을 전해야 합니다.

셋째, 예수님과 연결해서 읽어야 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 본문이 예수님에 관해 무엇이라고 말하는지 살피면서 읽어야 합니다. 성경 어느 곳을 찔러도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나온다는 말처럼, 모든 성경에는 예수님의 모습이 스며 있습니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모든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갑니다.

모든 성경이 예수님에 관해 증언한다는 것은 성경 자체가 말해 줍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르시되…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눅 24:25~27)

넷째, 나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듣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 내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들어야 합니다. 말씀에 근거해 내 생각과 행동에 구체적인 적용을 하라는 뜻입니다. 설교하든 성경공부를 하든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삶의 변화에 있습니다.

우선 구원을 모르는 사람은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예수님이 누구신지 깨달아야 합니다. 이미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말씀을 통해 거룩한 삶을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위해 변화하고 결단하고 헌신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부름 받아 멋지게 출발한 아브라함이지만 그의 반복되는 연약함은 오늘날 모든 신자에게도 나타납니다. 간교한 야곱을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은 오늘도 야곱 같은 우리를 인내하시며 훈련하시고 빚어 가십니다. 요셉과 함께하셔서 마침내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때로 이해되지 않는 흑암의 고통 가운데서도 소망을 품고 묵묵히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섯째, 성령의 조명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성경 66권은 모세부터 신약성경의 저자까지 약 1500년 동안 40여명의 저자를 통해 기록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성경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실 구원이라는 하나의 통일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성경의 저자가 궁극적으로 하나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이 우리의 어두운 지성을 밝히시지 않는다면, 성경을 문자적으로 읽을 수는 있어도 성경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는 없습니다. 성경은 인간의 지성만으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성령의 감동으로 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읽는 자세가 다릅니다. 오늘도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내 눈을 열어 주님의 기이한 법을 보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하늘의 은총으로 채우실 것입니다.

류응렬 목사

약력=한국외국어대 영문과 졸업, 총신대 신대원 목회학석사,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석사, 남침례신학교 설교학 박사. 총신대 설교학 교수 역임. 현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