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박살냈다… 카뱅, 1분기 순이익 185억원 기염

입력 2020-05-07 00:27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올해 첫 3개월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이 지난해 1년치를 크게 넘어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존 은행 대부분이 고전했음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의 ‘위기 속 폭풍성장’은 더욱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1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억원)보다 181.3% 늘었다고 6일 밝혔다. 1분기 순이익은 출범 2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한 지난해 전체 순이익(137억원)보다도 35.0%(48억원) 많다.

장부상으로는 이자수익이 크게 늘고 수수료 손실이 급감한 결과다. 1분기 순이자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545억원보다 54.9%(299억원) 많은 844억원을 기록했다. 순수수료손실은 같은 기간 148억원에서 31억원으로 79.1%(117억원) 줄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출자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며 “금융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로 비이자수익인 수수료 부문에서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23조4000억원으로 1년 전 16조3000억원보다 43.6%(7조1000억원) 늘었다. 수신과 여신 잔액은 각각 21조3000억원, 16조7000억원이다.

분기당 순이익이 5000억~6000억원대인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카카오뱅크의 덩치는 아직 작지만 성장세는 무서운 수준이다. 주요 은행 중 올해 1분기 가장 양호한 실적을 낸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15.6%였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1.4%, 2.4% 증가에 그쳤다. 우리·NH농협·IBK기업은행은 10%대 손실을 봤다. 모두 코로나19의 충격을 비켜가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성장의 주요 동력은 스마트폰을 보유한 사람 거의 전부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다. 서비스를 노출시켜 비대면 거래를 유도하기에 어느 은행보다도 유리한 조건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런 토대 위에 다양한 서비스를 얹는 방식으로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 수요가 커진 것도 카카오뱅크의 성장에 도움을 줬다.

1분기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한 사업은 주식계좌 개설 신청 서비스와 제휴사 대출 추천 서비스였다. 저축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제2금융권과 일종의 연합군을 짜 서로 고객을 확보하는 ‘윈윈전략’이 주효했다는 이야기다. 카카오뱅크는 대출한도·금리 우대와 주식거래수수료 면제 같은 혜택을 주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투자증권과 손잡고 처음 도입한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는 올해 2월 NH투자증권으로 연대를 확대했다. 이렇게 개설된 주식계좌는 지난 3월 말 기준 약 170만개까지 늘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제휴 신용카드 발급 서비스 출시로 수수료 부문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