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짐이냐 힘이냐

입력 2020-05-08 00: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모든 나라와 민족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지혜롭게 이겨내고 해결하는 것이 모든 나라 정책의 최우선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어려움이 없으면 좋겠지만 갑자기 찾아온 고난과 아픔을 잘 이겨내는 일은 더 좋은 일일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짐인지 아니면 힘이 될지는 우리의 믿음과 노력, 거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에 달려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고향으로 돌아온 느헤미야에게는 성벽을 쌓는 일이 과업이었으며 동시에 짐이었습니다. 성벽을 쌓는 일도 힘든데 거기에 더해서 자기를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쳐들어오겠다고 협박하는 산발랏과 도비야가 그 짐의 무게를 더했습니다.

만약 느헤미야가 두려워만 하고 있었다면 그 짐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느헤미야는 하나님께서 그를 위하여 싸우실 것을 믿고 성벽을 쌓는 것과 적과 싸우는 일의 짐을 지고 힘을 내서 두 가지 짐을 52일 만에 이루어냅니다.

“성벽 역사가 오십이 일 만인 엘룰월 이십오일에 끝나매 우리의 모든 대적과 주위에 있는 이방 족속들이 이를 듣고 다 두려워하여 크게 낙담하였으니 그들이 우리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이루신 것을 앎이니라.”(느 6:15~16)

성벽을 쌓는 일과 적의 위협에 맞서는 일을 다 이룬 느헤미야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짐은 무거웠을지 몰라도 무사히 성벽을 쌓은 그들에게는 그만큼 보다 더한 힘을 가지게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도 이겨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믿음도 지켜내야 합니다. 언제까지 이 짐을 지고 가야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너희는 어디서든지 나팔 소리를 듣거든 그리로 모여서 우리에게로 나아오라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싸우시리라”(느 4:20)고 외쳤던 느헤미야처럼 우리도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사라지지 않도록 신앙의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짐을 무겁게만 생각하고 힘들어만 한다면 그 짐은 끝까지 남아있을 것입니다. 골고다를 오르는 예수님에게 십자가는 짐이었습니다. 하지만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당신의 사명을 이룬 후에는 그 십자가가 온 인류를 살리시는 능력이 되었습니다.

제가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항상 마주치는 분이 있습니다. 손수레에 종이상자를 자기 키보다 훨씬 높이 쌓아서 상자의 무게를 버텨가며 언덕길을 힘들게 내려오는 50대 후반의 아저씨입니다. 그분은 매일 똑같은 시간에 그 언덕을 내려옵니다.

그 시간에 그 많은 양의 상자를 주워서 쌓으려면 새벽이 아니라 전날 밤부터 나와서 주워야 가능할 것입니다.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그 일을 매일같이, 같은 시간에 해내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문득 저분에게는 그 짐의 양이나 무게가 그분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로 모든 나라가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마땅히 져야 할 짐을 진다면 그것이 한국교회의 힘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느헤미야가 짐을 힘으로 바꾸는 것처럼 하나님을 믿는 우리도 용기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힘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김수완 목사(청주 주섬김교회)

◇주섬김교회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 소속으로 2018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창립했습니다. 미국 바이올라대에서 기독교 교육학을 전공하고 탈봇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와 박사(DMin)를 마친 김수완 목사와 성도들은 올바른 신앙과 사역을 위해 ‘이 땅을 향한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선교와 나눔 사역을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