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표준FM ‘싱글벙글쇼’의 DJ 강석과 김혜영이 하차한다(사진). 강석은 36년, 김혜영은 3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MBC는 봄 개편을 맞아 ‘싱글벙글쇼’ DJ를 그룹 ‘캔’의 배기성과 방송인 정영진으로 교체한다고 6일 밝혔다. 새롭게 DJ석에 앉게된 배기성은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온 것처럼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강석·김혜영의 싱글벙글쇼’는 현존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최장수 단일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록되는 역사적인 발자취를 갖고 있다. 강석과 김혜영은 ‘싱글벙글쇼’를 통해 소시민의 삶을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MBC 표준FM 간판 DJ로 활약했다. 30년간 개근하면서 2005년과 2007년 각각 MBC 라디오국 골든마우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년 이상 진행한 DJ만 받을 수 있는 영예로운 상이다.
1973년 10월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싱글벙글쇼’는 허참, 송해, 박일, 송도순 등이 DJ를 거쳤고 강석은 1984년, 김혜영은 1987년에 합류했다. 이들은 평일은 물론 주말 하루도 빼놓지 않고 라디오를 진행한 것은 유명하다. 특히 김혜영은 1988년 자신의 결혼식 당시에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라디오계에 시사 콩트 붐을 일으킨 시사 풍자 라디오 프로그램의 원조다. 특히 DJ 강석은 대표 코너 ‘돌도사’를 통해 유명인을 성대모사하며 신랄하게 사회문제를 비판해 호응을 큰 얻었다. 그동안 ‘21세기와 현자’ ‘대낮토론-전화를 받습니다’ ‘나의 신혼일기’ ‘강동길칼럼’ ‘시사스포츠’ 등 코너를 선보이며 소시민의 희로애락을 공감하고 위로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청춘신파극 강수일과 김순애’를 통해 사회이슈를 다루며 청취자에게 다가가기도 했다. 베테랑 형사반장 역할을 맡은 강석과 허당 형사로 변신한 김혜영이 과거와 현재의 뉴스를 비교하는 ‘다이얼을 돌려라’도 큰 관심을 얻었다.
강석과 김혜영이 하차하면서 ‘싱글벙글쇼’도 포맷을 대거 변경할 계획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