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로 청년 취업자 연 10만명 감소할 수도”

입력 2020-05-07 04:0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청년층 고용 충격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 사태 여파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할 경우 청년층 취업자 수가 연 10만명 감소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제기됐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6일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를 통해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 위기의 직접적 영향으로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전년 대비 1.9% 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 인구비중을 고려한 청년층 고용률은 더 나빠져 3월에 3% 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청년 일자리가 대거 사라졌다.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인구 고정) 비중도 2019년 4분기 54.1%에서 올해 1분기 55.1%로 증가했다.

문제는 고용 충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노동시장에서 첫 취직 시기와 수준 등은 향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한 연구위원은 “첫 입직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10년 동안 임금이 연평균 4~8% 낮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첫 직장 임금이 10% 낮을 경우 경력 10년 차 이후에도 같은 연령의 근로자보다 임금이 10% 이상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 연구위원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청년층 고용 충격은 10년 이상 지속됐다”며 “금융위기와 비슷하다면 올해 청년 취업자 수가 연평균 10만명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와 2분기에는 청년 및 30대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 포인트 이상의 고용 감축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미취업 청년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위원은 “취업난이 예상되는 졸업생들에게 IT를 비롯한 향후 유망분야의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취업 청년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서도 배제되기 쉬우므로 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채용장려금 등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보건과 IT 부문의 확대에 대비한 산업과 인력양성 정책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