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성지은(37)씨는 지난 5일 가족과 함께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를 방문했다. 초1 등교 날짜가 오는 20일로 정해지자 학용품 등을 장만하기 위해서였다. 성씨는 “어린이날인데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그렇고, 그동안 제대로 못 했던 입학 준비도 할 겸 바람도 쐴 겸 나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오던 끝자락인 지난 황금연휴 기간 소비심리가 반짝 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성씨처럼 백화점, 아울렛, 쇼핑몰 등을 방문하는 소비자 수가 증가하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세도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황금연휴(5월 1~6일)보다 3.2%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롯데 교외형 아울렛 6곳의 매출은 23.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7.5%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2.6%, 아울렛은 21.%, 교외형 프리미엄아울렛(김포점·송도점)은 31.1%나 매출이 늘었다.
주요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던 건 생활용품과 명품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기간 생활용품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0.1%, 현대백화점은 23.9%였다. 롯데백화점은 생활가전의 매출이 34% 늘었다.
명품 매출 실적도 좋았다. 롯데백화점은 22%, 신세계백화점은 23.5%, 현대백화점은 20.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 아울렛의 해외 명품 매출은 34% 증가했다.
명품에 특화된 갤러리아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29%나 매출이 늘었다. 생활용품은 154%, 명품은 27.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3월 광교점을 오픈한 데 따른 효과도 있고, 명품 콘텐츠가 특화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스타필드와 롯데월드몰의 방문객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스타필드의 경우 황금연휴 기간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감소했으나 4월 셋째주나 넷째주보다는 20%가량 증가했다.
롯데월드몰은 황금연휴 기간 하루 평균 9만2000여명이 방문했다. 전주 대비(하루 평균 8만7000명)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5000명가량 증가했다.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 추세는 백화점이나 아울렛보다는 미미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유독 힘들었던 2~3월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회복 중’인 상황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황금연휴 기간 매출이 전주 대비 1% 증가했다. 다만 연휴 기간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좋은 국산 과일(41.2%) 소고기(33.5%) 돼지고기(13.7%) 조개류(60.3%) 회·초밥(33.1%) 등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롯데마트의 매출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1.3%로 소폭 증가했지만 야외활동에 필요한 등산·캠핑용품 매출은 115.4%, 회·초밥은 전년 동기 대비 38.2%나 늘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연휴 기간 확실히 소비가 증가하긴 했으나 아직 확연히 상승세를 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추세가 계속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