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알바 집, 학교 알바 집 다람쥐 쳇바퀴가 따로 없다 학교 다니며 죽어라 알바해서 생활비 보태고 빠듯하게 용돈 쓰고 나면 빈털터리 씁쓸한 맘에 철주한테 간다 철주 알바하는 편의점에 햄버거 가게 알바하는 진만이 와 있다 얼굴만 봐도 속맘 알아채는 친구들 월급 탔다고 컵라면 쏘니 진만이 삼각김밥 쏜다 때론 알바 대신 뛰어 주는 셋이서 후루룩 쩝쩝 냠냠 컵라면에 삼각김밥 먹는다 배고플 때 먹어 편의점 나올 때 철주가 초콜릿을 쥐여 준다 아버지 병원비 보태야 한다고 단기 알바까지 뛰는 녀석 초콜릿색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길을 덜렁덜렁 진만이와 둘만 걸어가자니 철주한테 여간 미안한 게 아니다 시 선집 ‘땀 흘리는 시’ 중 ‘학교→알바→집’으로 이어지는 작중 화자의 일상은 팍팍하기만 하다. 친구인 진만과 철주의 삶도 다를 게 없다. 월급을 타면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쏘고”, 친구는 답례로 삼각김밥을 “쏘는” 게 이들의 우정이다. 세 친구의 삶은 “초콜릿색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길”처럼 여겨진다. 김애란이 쓴 이 시는 2000년대 이후 ‘일’과 ‘노동’을 테마로 삼은 시들을 모은 신간 ‘땀 흘리는 시’에 실려 있다. 첫머리를 장식한 작품은 또다른 작가 김주대의 짤막한 시 ‘부녀’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새벽에 들어오는 아이의/ 추운 발소리를 듣는 애비는 잠결에/ 귀로 운다”
학교 알바 집, 학교 알바 집 다람쥐 쳇바퀴가 따로 없다 학교 다니며 죽어라 알바해서 생활비 보태고 빠듯하게 용돈 쓰고 나면 빈털터리 씁쓸한 맘에 철주한테 간다 철주 알바하는 편의점에 햄버거 가게 알바하는 진만이 와 있다 얼굴만 봐도 속맘 알아채는 친구들 월급 탔다고 컵라면 쏘니 진만이 삼각김밥 쏜다 때론 알바 대신 뛰어 주는 셋이서 후루룩 쩝쩝 냠냠 컵라면에 삼각김밥 먹는다 배고플 때 먹어 편의점 나올 때 철주가 초콜릿을 쥐여 준다 아버지 병원비 보태야 한다고 단기 알바까지 뛰는 녀석 초콜릿색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길을 덜렁덜렁 진만이와 둘만 걸어가자니 철주한테 여간 미안한 게 아니다 시 선집 ‘땀 흘리는 시’ 중 ‘학교→알바→집’으로 이어지는 작중 화자의 일상은 팍팍하기만 하다. 친구인 진만과 철주의 삶도 다를 게 없다. 월급을 타면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쏘고”, 친구는 답례로 삼각김밥을 “쏘는” 게 이들의 우정이다. 세 친구의 삶은 “초콜릿색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길”처럼 여겨진다. 김애란이 쓴 이 시는 2000년대 이후 ‘일’과 ‘노동’을 테마로 삼은 시들을 모은 신간 ‘땀 흘리는 시’에 실려 있다. 첫머리를 장식한 작품은 또다른 작가 김주대의 짤막한 시 ‘부녀’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새벽에 들어오는 아이의/ 추운 발소리를 듣는 애비는 잠결에/ 귀로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