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기이다. 만성질환자나 암환자의 경우 더욱 각별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의료진들은 조언한다. 암환자들은 일반인들보다 감염병에 대한 위험도가 왜 더 높을까?
암환자에게 발생하는 감염의 위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감염을 막아주는 장벽의 소실이다. 대표적인 장벽은 피부와 점막이다. 이를테면 수술을 받은 환자의 5~34% 가량은 수술 부위에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피부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상재균은 수술 등으로 피부 장벽이 깨지면 근육, 혈관, 지방, 섬유조직 등 연부조직 감염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항암 치료를 받게 되면 세포 독성 항암제에 점막세포가 영향을 받아 소실됨으로써 구내염, 장염 등의 염증과 2차적인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 약물 주입과 수혈, 채혈을 위해 체내에 삽입된 중심정맥관과 같은 인공 치료기구로도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두 번째는 면역력의 저하이다. 항암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항암제 약물이 암세포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세포도 억제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나 진균과 같이 일반 적인 상황에서는 걸리지 않는 미생물에도 감염이 될 수 있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10~80% 정도가 발열을 보이고, 그 중 약 절반가량은 병원균이 확인되거나 감염병이 의심되어 치료받게 된다. 세 번째는 내성균 노출이다. 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내성균에 노출될 수 있으며, 항생제 치료를 받는 중에 내성균이 발생하기도 한다. 항생제 내성균은 항생제 효과에 저항해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균이다. 내성균이 발생하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제한되기 때문에 치료가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예기치 못하게 감염병에 걸릴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치료 중 다양한 임상 양상을 의료진과 함께 살피고 의논하면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 치료를 받는 중에 발열. 진물, 붉은 발적이 생기는 경우 감염병 징후를 의심하고 담담 의료진에게 빠르게 알리고 진료받기를 권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시기, 암환자들은 조금 더 적극적인 건강행동 수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마스크 착용, 30초 이상 손 씻기 등을 적극적으로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만약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이 있는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고, 내원 전에 미리 전화로 상담하면 진료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국내 병원들은 지역사회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이은영 원자력병원 감염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