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 저장시설 2029년엔 포화상태… 원전 운영 중단 우려

입력 2020-05-06 04:01

국내 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중 상당수의 저장률이 포화상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에 따르면 2029년 전남 영광의 한빛 1~6호기를 운영하는 한빛 본부의 저장시설이 포화된다. 한빛 본부를 시작으로 2030년에는 경북 울진의 한울 1~6호기가, 2031년에는 부산 고리 1~4호기의 저장시설이 포화될 전망이다.

월성 본부 이후 가장 먼저 저장시설 포화를 앞둔 곳은 한빛 본부다. 전남 영광의 한빛 1~6호기를 운영하는 한빛 본부의 저장률은 71.38%다. 경북 울진의 한울 본부의 저장시설도 84%가 차 있다. 2030년이면 저장률이 1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고리 1~4호기의 저장시설도 2031년 포화될 전망이다. 비교적 최근 운영에 들어간 신고리 3, 4호기를 담당하는 새울 본부의 경우 저장률이 12.56%로 낮다. 2065년까지는 저장시설 유휴공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식 저장시설과 습식 저장시설은 모두 원전 내에서 임시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장소다. 원전 내에서 임시보관을 마친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외부 제3의 장소에서 50~60년 중간저장 단계를 거친다. 이 기간 영구처분 단계에 들어갈지, 재처리를 통해 활용할지 결정한다. 다만 국내에는 중간저장시설이 아직 건설되지 않았다.

영구처분이 결정되면 생활권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지하 500~1000m에 사용후핵연료를 묻는다. 반면 재처리가 결정되면 해외에 위탁해 재처리한다. 재처리 과정에서 무기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제조약에 따라 국내에서는 재처리가 불가능하다. 재처리는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일부 국가만 가능하다.

국내 원전 본부 중 습식 저장시설과 건식 저장시설을 모두 갖춘 곳은 월성 본부가 유일하다. 원자로에서 발전을 마친 사용후핵연료는 습식 저장시설로 직행해 5~6년간 보관된다.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습식 저장시설에서 보관 가능한 시간 등을 고려해 각 본부는 저장시설 추가 건설을 검토 중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