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성적에 ‘등굣길’ 달렸다

입력 2020-05-06 04:08
어린이날이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들이 거리두며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6일부터 시작된다. 핵심은 국민의 자발적 참여다. 마땅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선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막을 최선의 방역이다. 정부는 등교개학을 최대 관문으로 꼽는다. 황금연휴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 기간에 감염된 사례가 고3 학생의 첫 등교일인 13일부터 연이어 터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5일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사회·경제 활동을 보장하되 국민 개개인과 우리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에 책임을 지는 방역 주체가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전일 대비 3명 늘어 1만804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77일 만에 최저였다.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에 맞춰 그간의 방역 성적표를 공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해온 국민들을 격려하면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3월 중순 평균 100여명에 달했던 신규 확진자는 1차 고강도 거리두기 기간(3월 22일~4월 5일)을 거치면서 70여명으로 감소했다. 2차 고강도 거리두기 기간(4월 6~19일)에는 절반 수준인 35.5명까지 낮아졌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4월 20일 이후 신규 확진자 수는 9.1명으로 줄었다.

방역 당국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행돼야 등교개학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3 학생의 첫 등교일인 13일 전후가 향후 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금연휴로부터 14일이 채 지나기 전에 등교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곧바로 이어진 생활 속 거리두기 기간에 느슨해진 방역망을 뚫고 감염 사례가 터져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뒤이어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이 줄줄이 등교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청소년들의 이른바 ‘조용한 전파’를 통해 코로나19 재유행이 언제든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학교에서 단 1명의 확진자라도 나오면 해당 학교는 온라인 강의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더라도 2월 말처럼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교실 내 거리두기가 가능한지 등 교육 당국과 방역 체계를 계속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