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들 “세계 경제, 바닥 치는 과정에 있다”

입력 2020-05-06 04:03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글로벌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세계 각국이 ‘봉쇄 해제’를 시도하면서 향후 경기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제2의 감염 확산’은 변수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얀 핫지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일(현지시간) 고객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경제활동은 이제 바닥을 쳤을 것”이라며 “많은 국가가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도시 봉쇄와 사회적 거리감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와 기업이 마스크 착용, 분산근무, 검사 개선 및 접촉자 추적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제어하는 법을 배웠다”며 “여기에 높은 경제활동이 더해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GDP가 올 2분기 ‘-32%’를 기록하며 바닥을 찍은 뒤 3분기에 16%, 4분기엔 13%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지난 3일 보고서에서 “많은 지표들이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는 과정에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기대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이동이 늘고 있으며, 가계 지출도 코로나 확산 초반에 비해 덜 둔화되고 있다”며 “지난 2월 중국 경제가 바닥을 쳤고 미국과 유럽도 4월이 저점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도한 경기 반등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임스 포메로이 HSBC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의 ‘급격한 전환’에 베팅해선 안 된다”며 “직장에 복귀하거나 쇼핑하는 걸 불안해하는 사람들로 인해 소비 지출이 회복하는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핫지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재개에 따라 감염률이 다시 급격히 높아질 수 있는 점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