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의 계절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여름 반짝 특수를 누리고 말 것 같은 빙수는 일찌감치 4월 말쯤 등장해 9월 말이나 10월 초쯤에야 주춤주춤 퇴장한다. 이는 더위가 빨리 찾아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차가운 먹거리를 즐기는 경향성이 짙어진 까닭이기도 하다. 이렇게 1년의 절반 가까운 날들이 빙수의 계절이 됐다.
빙수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카페, 편의점, 빙수 전문점, 호텔, 그리고 집에서까지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빙수를 먹을 수 있다. 빙수 시즌에 불을 붙인 건 호텔들이다. 신선한 제철 과일, 셰프가 손수 졸인 팥, 선뜻 생각지 못했던 뜻밖의 재료, 독특한 디자인으로 먹는 맛에 보는 맛을 더하고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 싶은 기분을 내게 만들었다.
대형마트에서 수박이 슬금슬금 보이기 시작하는 이 무렵,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수박빙수로 ‘빙수족’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번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호텔 셰프의 집밥 레시피’ 코너에서는 호텔식 빙수를 제안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조리팀 유재덕 총괄셰프가 전하는 ‘수박빙수’ 레시피로 집에서도 호텔식 빙수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 총괄셰프는 30여년 동안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근무하며 오랫동안 메뉴개발 업무를 맡아왔다. 신세계조선호텔과 문화재청이 함께한 대한제국 황실연회 재현 프로젝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전체 식음업장 주방을 총괄하고 있다.
유 총괄셰프는 “인위적인 단맛을 지양하고 과일 본연의 맛을 살려 갈증을 잡아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경북 고령군 우곡 지역에서 자란 수박 가운데 12브릭스 이상의 높은 당도를 내는 수박만을 선별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수박을 닮은 수박빙수로 집에서도 달콤하고 시원한 빙수의 매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재료: 기본시럽 400㎖(물 750㎖, 설탕 750g), 잘 익은 수박 1통(수박주스 1500㎖, 수박 알갱이 10개), 초콜릿
·만드는 방법
① 설탕과 물을 1:1로 계량해 냄비에 물과 설탕을 넣은 뒤 젓지 않고 끓여 기본시럽을 만든다.
② 잘 익은 수박을 반으로 자르고, ½개는 속을 전부 파내 곱게 갈아 체에 걸러낸다.
③ 나머지 수박은 볼 타입 커터로 파내어 동그랗게 만든다.
④ 수박주스와 시럽을 잘 섞어서 정사각형 모양의 얼음 그릇에 담아 냉동고에 이틀 동안 얼린다.
⑤ 수박 얼음이 단단하게 얼면 빙수기계에 넣고 갈아 접시에 담아낸다.
⑥ 수박 얼음 위에 수박 볼을 골고루 올린 후 시럽을 살짝 뿌리고, 그 위에 수박 빙수를 갈아 수북하게 올린다.
⑦ 위에 다시 수박 볼을 올려 장식하고 시럽을 뿌린 뒤, 초콜릿 조각을 올려 씨의 느낌을 표현해 담아낸다. 수박의 당도가 낮을 경우 취향에 맞게 시럽을 추가해 단맛을 조절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