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흰 그릇이 제격… 반찬은 길쭉한 접시에 모아 담아

입력 2020-05-07 22:31 수정 2020-05-07 22:33
연녹색과 흰색의 광주요 그릇들로 플레이팅 한 음식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다. 1963년 설립된 도자기 브랜드 광주요는 직접 배합한 흙과 천연 재료로 만든 유약을 사용해 도자기를 만들어낸다. 광주요 제공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은 이런 거다. 끼니를 챙기는 것, 건강을 위하는 일, 관계를 돈독히 만들어주는 행위, 그리고 즐겁고자 하는 것. 음식을 보기 좋게 담아내는 ‘플레이팅’은 먹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음식 솜씨가 뛰어나지 않아도 그럴싸하게 담아내면 음식 맛도 좋아지는 것처럼 여겨진다.

식사 시간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플레이팅은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우리나라 도자기 브랜드 광주요의 한수민 사업본부장과 스튜디오 로쏘 푸드스타일리스트 김보선씨의 도움으로 ‘집밥 플레이팅 쉽게 하는 법’을 알아봤다.

집에서 흔히 먹는 불고기는 흰색이나 연녹색, 미색, 검정 그릇과 잘 어울린다. 불고기를 담기 전 상추, 깻잎을 한 장 깔거나 불고기를 담은 뒤 파채를 가운데에 얹는 식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꽈리고추, 아스파라거스, 새송이버섯을 불고기 옆에 곁들이면 플레이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생선요리의 경우 통생선은 길쭉하거나 직사각형 접시에, 토막생선은 둥근 접시나 정사각형 접시에 2~3토막을 살짝 겹쳐 담는 게 보기 좋다. 흰색, 연녹색, 연회색, 검정이 잘 어울린다. 깻잎, 레몬조각, 파채를 곁들이면 더 보기 좋다.

먹음직스럽고 정갈한 플레이팅을 위해 국수를 담을 땐 손으로 국수사리를 동그랗게 말아 가운데 담는 걸 추천한다. 그 위에 고명을 얹은 뒤 국물을 붓거나 양념장을 얹어내면 보기 좋은 한 그릇이 나온다. 비빔국수처럼 색상이 선명한 요리는 흰색이나 미색, 칼국수나 우동은 검정 갈색 회색 계열이 잘 어울린다.

파스타도 비슷한 방식으로 담으면 된다. 집게로 면을 잡아 접시 위에 돌리듯 비틀어 담거나 젓가락으로 감아서 가운데에 놓으면 예쁘게 말린 형태로 담을 수 있다. 다른 재료와 소스를 얹은 파스타 위에 파슬리, 어린잎 패소, 루꼴라로 마무리하면 된다. 밝은 색 파스타는 검정이나 갈색 그릇, 토마토소스 파스타는 파스텔 색상이나 흰색, 연회색, 미색 등이 잘 어울린다.

특별한 날 식탁에 오르는 스테이크는 한 가운데 담지 않는 게 좋다. 스테이크는 그릇 중심보다 약간 왼쪽 아래에 담고, 구운 채소를 고기 오른쪽 윗부분에 고기를 빙 둘러싸듯 담아내면 레스토랑 기분을 낼 수 있다. 고기 크기가 작은 경우 길쭉한 직사각형 접시도 괜찮다. 한쪽엔 고기를 놓고 옆에 구운 채소를 주르륵 담거나, 가운데 고기를 두고 양옆에 채소를 놓는 식이다. 그릇은 어떤 색이어도 대체로 괜찮다.

샐러드는 그릇 가운데 봉긋하게 담아 고기나 해산물 같은 주요 재료를 중심부에 얹어주고 치즈나 견과류는 고루 뿌려내도록 한다. 샌드위치는 샐러드, 포도, 오렌지 등의 과일을 곁들이면 훨씬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집밥 플레이팅에 쓰는 그릇은 세트를 쓰는 것보다 디자인을 일치시키되 색상을 달리하거나, 색감을 맞추되 디자인으로 변주를 주는 게 좋다. 김씨는 “반찬을 하나씩 담지 않고 길쭉한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내거나, 메인 요리에 포인트를 주는 식으로 변화를 주면 조화로운 테이블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