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거대한 증거(enormous evidence)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까지 코로나19 진원지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지목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그곳(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이것(코로나19)이 시작됐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 “우한 연구소에서 이것이 나왔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significant amount of evidence)’가 있다”고 말했다. 막연한 비난이 아니라 분명한 증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중국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으며 허위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해당 연구소에 대한 현지 조사를 막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무도 그 연구소나 다른 연구소들을 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면서 “이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고, 우리는 여전히 그곳을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그들(중국)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우리의 시간표대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코로나19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증거가 있는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나는 (증거를) 봤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도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연구소에서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바이러스가 나온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들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는데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며 “내 의견은 그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중국을 응징하기 위한 방안으로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최후의 형벌”이고 “가장 큰 협상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에 이어 국무장관까지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퍼졌다는 주장을 들고나오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4일 일제히 반박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폼페이오 장관은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코로나19 중국 발원설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 발원과 연관된 사안은 과학적인 문제이고, 지금까지 그 어떤 미국 과학자도 우한 연구소가 코로나19 발원지라고 주장한 적이 없는데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많은 증거가 존재한다고 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혼신의 힘을 다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공화당의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논평에서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펴는 것은 냉전시대 화석과 같은 주장”이라며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줄곧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감 있게 행동해 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